27일(한국시간) 이탈리아와 호주, 스위스와 우크라이나가 2006 독일월드컵 8강 진출 티켓을 놓고 각각 다툰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사커루’ 호주는 32년 만에 진출한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일본을 제물 삼아 F조 2위로 16강에 올라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와 만났다.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네덜란드,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을 각각 4강으로 이끌었던 ‘히딩크의 마법’이 빗장 수비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방패를 뚫을수 있을 지가 최대 관심거리다. 또 오심 논란 속에 한국에 2-0 승리를 거두고 G조 1위로 조별리그 관문을 통과한 스위스도 힘겹게 16강에 합류한 우크라이나와 8강 길목에서 만났다.

◇이탈리아-호주(0시·카이저슬라우테른)

히딩크 감독과 이탈리아와 인연은 특별하다.지난 1966년 영국 대회 때 북한에 0-1 패배를 당해 8강행이 좌절됐던 이탈리아는 4년 전 한일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과 16강 대결을 벌였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깨고 한국이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뛰던 안정환의 연장 골든골을 앞세워 2-1 승리를 거뒀다.당시 8강의 기적을 이뤘던 히딩크 감독은 이번에는 호주 사령탑으로 또 이탈리아와 마주했다. 히딩크 마법이 이번에도 통할 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죽음의 E조’ 1위의 만만찮은 전력을 뽐냈던 이탈리아는 ‘거미 손’ 잔루이지 부폰이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수비수 잔루카 참브로타, 알레산드로 네스타, 파비오 칸나바, 파비오 그로스가 철벽 포백 수비진을 형성, 좀처럼 골을 허용하지 않는다.

호주는 강한 체력과 높이의 우위를 발판 삼아 해리 큐얼과 마크 비두카를 투톱으로 내세워 이탈리아의 견고한 방패 허물기에 나선다.
이탈리아도 4년 전 한국전 퇴장으로 패배 빌미를 제공했던 프란체스코 토티가 ‘히딩크 악몽’을 털어내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자신하고 있다.

◇스위스-우크라이나(4시·쾰른)

골 사냥 시동이 걸린 ‘득점 기계’ 안드리 셉첸코(우크라이나)가 톱니바퀴 조직력을 자랑하는 스위스의 방어망을 뚫을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삭발 투혼을 발휘하며 H조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1골을 넣었던 셉첸코는 G조 조별리그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은 스위스를 상대로 실추됐던 유럽 최고의 스트라이커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이에 맞서는 스위스는 철벽 수비진의 주축이었던 필리페 센데로스가 부상으로 남은 경기에 뛸 수 없어 비상이 걸렸다.

그럼에도 눈 부신 선방으로 거미손 명성을 입증했던 골키퍼 파스칼 추베르뮐러가 버티고 있고 한국전에서 1골을 터뜨렸던 알렉산더 프라이도 공격의 선봉에서 우크라이나 문전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이와 함께 요한 포겔과 트란퀼로 바르네타가 주축인 스위스의 미드필더진은 수비에 이은 빠른 공격 전환으로 우크라이나 골문을 흔든다는 복안이다.

셉첸코라는 날카로운 창으로 무장한 우크라이나와 견고한 수비와 짜임새 있는 조직력의 스위스의 방패 싸움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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