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간 인천 연극 무대에 세익스피어의 대표적 희극 한편과 비극 한편이 오른다. 인천시립극단이 ‘한여름밤의 꿈’을 선택했는가 하면, 극단 집현은 ‘햄릿’을 골랐다. 두 작품 모두 무대를 한국으로 옮겨왔다는 점이 닮았다.

민간극단 집현은 끊임없이 전통과 현대의 만남, 전통예술의 현대적 수용을 추구해온 팀이다. 올 2월엔 이탈리아 시실리 아그리젠토 세계민속페스티벌에서 마당굿 형식의 ‘소원성취’로 1위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번 작품 역시 예외는 없다. 전통 제의와 놀이, 음악과 색감, 이미지와 오브제에 이르기까지 한국적 수용을 시도했다. 그래서 타이틀이 ‘햄릿-Ritual & Play(제의과 놀이)’다. 13~15일 인천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을 채운다.

“기본 정신과 골격을 다치지 않으면서 한국적 체취를 가미했습니다. 강도높은 힘과 빠른 속도감을 더했지요. 한발 나아가 상징과 은유가 함축된 오브제에 다양한 전통예술 이미지를 활용했어요.” 한국적인 정서에 맞도록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최경희 극단 집현 대표의 작품설명이다.

주제는 원작에서 보여지는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다. 이번 작품에서는 애정과 욕망, 집착, 복수심, 군력욕 따위를 한마당 제의와 놀이로 풀어냈다.

“스스로 자괴감을 갖고 철저히 콤플렉스적 인간이 돼 가는 과정을 심리적으로 접근, 보편적인 대중을 자극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보편적 생활에서 삶과 죽음의 의미, 사회적 소속원으로서 겪는 갈등 요소 등 전반적인 삶을 다룸으로써 자아를 성찰하는 계기를 주고 싶습니다.” 이상희 연출가가 기획의도를 말한다. 공연시간 13·14일 오후 4시·7시30분, 15일 오후 4시. 1만5천원, 8천원. ☎016-745-8147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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