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인천시 연수구 선학동에서 창립식을 가진 ‘서해택배’는 기초생활수급자 8명 등으로 구성된 자활공동사업체다.

자활동공체는 정부지원으로 설립된, 빈곤 탈출을 위한 자활 사업을 운영하는 업체다. 그동안 재활용, 간병, 외식사업 등에 주로 진출했지만, 배송 분야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활공동체는 조합형태로 운영되며, 서해택배의 공동대표는 임대성(43)씨와 이경호(47)씨가 맡고 있다.

지난 2002년 남동지역자활후견기관에서 8명이 정보지 배송사업을 시작한 것이 서해택배의 모태다. 공동대표 임대성(43)씨는 “각 구의 자활참여자들이 모여 시정홍보지인 ‘굿모인 인천’과 각종 간행물 배송사업을 하면서 공동사업단 형태로 운영하게 됐다”말했다. 처음 공동사업단에는 12명이 참여했다.

지난해부터는 한진택배 연수대리점과 위탁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택배시장에 뛰어들었다. 배송차량 구입비 등 회사 설립자금 1억8천여만원은 자활사업으로 모은 적립금과 시의 예산지원으로 마련했다.

임씨는 “처음에는 운전만 하면 되겠거니하며 만만하게 봤다. 연수구만 맡아 하니 배송 지역이 좁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해보니 이게 보통 힘든게 아니었다. 아침 6시에 나가 저녁 11시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불만도 많았다. 물건을 잘못 배송하고, 잃어버리까지 하니 이만저만 힘든게 아니었단다. 기초생활수급자들이 만든 회사라는 주위 시선도 따갑기만 했다. 그러는 와중에 2명이 빠져 나갔다.

“열심히 일해 다시 집도 사고, 아이들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겠다”는 각오로 지난 8개월을 이겨냈다. 다른 택배업체보다 더 많이 뛰었다. 지금은 배달사고율이 확연히 줄었다. 다른 업체와 견주어 손색이 없다는 주변의 평가가 나왔다.

임씨는 “열심히 하다보니 한진택배에서 논현지구까지 맡아보라는 제안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2명이 탈수급자가 됐다. 현재 서해택배에서는 기초수급자 8명, 탈수급자(차상위) 2명, 일반인 2명 등 총 12명이 일한다.

자활공동사업의 단점은 참여자들이 현재의 모습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다들 장밋빛으로 시작했다가 어려움에 직면하게되면, 정부의 기초생활지원금에 공동체 사업의 수익금을 더해 그럭저럭 살겠다며 의지를 접는다.

자활공동체의 성공율이 그리 높지 않은 가장 큰 이유다. 임씨도 이런 점에 공감했다. 그는 “탈수급하려는 의지가 사그라들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미 구성원 중 2명이 탈수급자가 됐다.

남은 8명도 의지가 강하다. 어차피 3년 뒤에 원하지 않아도 탈수급자가 돼야 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탈수급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서해택배는 배송량에 따른 인센티브제를 도입해 구성원 모두에게 ‘자기 일’이라는 책임감을 불어 넣고 있다. 회사 이익금의 70%는 구성원들이 나누고 나머지 30%는 따로 모았다가 다른 자활공동체의 설립자금으로 내놓을 방침이다.

김주희기자 juhee@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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