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 개교한 옥련여고는 연수구 옥련동에 자리잡고 있다. 올해로 개교 4년째인 이 학교는 특별하다. 노적봉의 산세와 여름의 뻐꾸기 소리, 노을이 아름답게 학교를 둘러싸는 자연의 혜택만이 특별함은 아니다.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하고 갓 자리를 잡은 학교이지만, 옥련여고만의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특색 있는 학교로서 자리매김 했다. 다양한 예술, 문화의 체험은 ‘품위와 긍지를 높이고 앞서가는 학교’라는 교육목표와 어우러져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과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 예술 체험 중심의 활동은 교과 교육과 조화를 이뤄 학생들의 이상과 꿈을 실현하는 든든한 발판이 되고 있다.

1. 생활 속에 들어온 미술

▷ 함께 만드는 벽화, 십장생도

옥련여고 현관 입구에는 특이한 대형 벽화가 걸려있다. 개교의 발자취를 남기고 학교에 대한 사랑과 전통에 대한 긍지를 심어주고자 전교생과 교직원이 참여해 벽화를 제작했다.

초벌구이판에 십장생도를 분할 설계하여 하나하나 땀 흘려 그림을 완성하고 전통 방식으로 구워 완성하였다. 전교생과 교직원의 마음이 한 조각 한 조각 모자이크처럼 모여 한 마음이 되는 큰 그림으로 태어났다.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들은 벽화 한 조각에 담은 자신의 땀과 노력에 자부심을 느끼고, 학교에 대한 긍지를 키워나가는 체험이 되었다.

▷ 찾아오는 미술관, 연정갤러리

옥련여고에는 미술관이 있다. 이는 따로 마련된 미술관이라기보다 공간 활용도를 최대한으로 끌어들인 반짝이는 아이디어에서 만들어진 공간이다. 일반 게시물 정도가 걸려있을 뿐인 보행 통로를 미술관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활용한 것이다.

손쉽게 미술 작품을 접할 수 있어 생활 속에서 예술적 심미감을 자연스럽게 키워나갈 수 있고, 작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자칫 지칠 수도 있는 고교 생활에서의 값진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복합적인 공간이다. 학생들과 교사들의 호감도가 높으며, 교사와 학생이 작품에 대해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부가적인 효과도 얻고 있다.

지난해부터 매월 15일 간격으로 다양한 장르와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한국화, 서양화, 추상화, 구상화, 비구상화, 조각, 조형, 꽃꽂이, 캐리커처 등 제한 없는 영역과 현직 교사, 환경미술운동가, 여행가, 여성 단체 등 다양한 주제 의식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이 갤러리를 채운다. 연정갤러리 운영 1주년이 된 올해는 갤러리 이용 소감문을 써 보는 행사도 예정돼있다.

2. 공연 체험으로 더불어 사는 삶

▷ 다 함께 즐기는 오페라

2006년 옥련여고 학생들은 값진 경험을 했다.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된 오페라 ‘아이다’를 단체 관람한 것이다. 특별히 관심을 갖는 사람이 아니라면 오페라는 생활에서 먼 이야기다. 학교에서 마련해 준 시간에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오페라에 대한 일반적 정보와 ‘아이다’에 대한 전반적인 해설을 담은 유인물을 배포하여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고, 그 덕분에 학생들은 진지하고 열성적인 태도로 관람했다.

음악이나 연극에 대해 특별히 관심 갖지 않던 학생들조차 오페라 관람이 끝난 뒤 열렬히 호응했다. ‘아이다’의 관람은 오페라에 대한 신선한 체험을 넘어 미래의 문화 향유자로서, 창조자로 자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 우리가 직접, 청소년 연극제 참가

옥련여고에는 연극 동아리가 있다. 매년 작품을 마련하고, 준비하여 인천 청소년 연극제에 출품한다. 선, 후배 학생들이 의견을 모으고 직접 준비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연극이라는 또 하나의 예술에 다가간다.

연극제에서 공연되는 날, 옥련여고 학생들은 친구, 선배 혹은 후배의 모습을 보기 위해 공연장으로 간다. 기성의 연극과 다른 신선함과 독창성, 열정을 함께 호흡하며 느끼는 기회가 된다. 학교의 배려와 연극부 학생들의 열정과 노력이 더해져 2005년 인천청소년 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전국 청소년 연극제에 참가, 금상이라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3. 음악 체험

▷ 우리 가락, 가야금

옥련여고는 전통의 가락과 멋을 느끼고 체험하기 위해 재량활동 시간을 ‘전통 문화’ 과정으로 편성·운영하고 있다. 남도, 서도, 경기, 동부 민요 부르기와 판소리 따라하기 등 향토색이 짙은 고유 가락을 전문 강사에게 배움으로써 고유 문화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자긍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또한 전통 문화를 계승하고 창조 정신을 고양하기 위해 가야금반을 편성하여 개교 이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립국악원 강사를 초빙하여 학생과 교사반을 편성하여 활동하고 있으며 전교생이 가야금 선율을 느낄 수 있도록 정기 공연한다. 가야금 공연은 우리 음악의 아름다움에 대한 재발견과 관심을 갖는 기회를 제공한다.

▷ 음악이 있는 운동장 조회

학생들이 지루해 마지 않는 운동장 조회 시간, 옥련여고에서는 우아한 목소리가 흘러 넘쳤다. 판에 박힌 운동장 조회 대신 유명 성악가 테너가 김두홍, 메조소프라노 임미희, 바리톤 김덕진 등을 초빙하여 함께 즐기는 시간이 마련됐다.

‘찾아오는 미술관’에 이어 ‘찾아오는 공연장’이 되고 있다. 익숙하고 친근한 노래가 운동장에 울려퍼질 때 옥련여고 전교생과 교직원은 음악과 하나 되는 체험을 했다. 이 특별한 운동장 조회 체험을 통해 대중가요에 익숙해진 학생들에게 클래식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정서 함양에 도움을 주고있다.

4. 지식과 지혜의 샘 독서 체험

▷ 밤샘 독서 및 책 읽어주는 사람들

옥련여고에서는 정기적으로 ‘밤샘 독서’ 행사를 연 2회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저녁에 도서관 연정서재에 모여 다음날 아침까지 책에 몰두하는 시간을 갖는 행사다. 스스로 책을 선택하고,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모여 밤새 책을 읽는 시간은 독서 분위기를 확산시켰고 그 결과 독서 의욕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학부모가 사서 도우미로 참여하기도 하여 지역주민의 독서 분위기 형성과 확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그리고 ‘조성기’, ‘박정애’ 등의 작가를 초빙하여 ‘독서와 문화’, ‘삶’, ‘시대 정신’에 대한 특강을 아울러 실시하고 있다. 독서 운동의 일환으로 ‘책 읽어 주는 사람들’을 초빙하여 책을 귀로 듣는 체험을 가졌다. 눈으로 읽는 책과 귀로 듣는 책의 차이를 느껴보는 독특한 체험이었다.

▷ 도서 바자회

독서와 논술이 중요시되는 시점에 발맞추어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을 기르고, 좋은 책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체험을 위해 도서 바자회를 열고 있다. 책을 나누는 행사를 통해 묵은 책을 꺼내어 봄으로써, 책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좋은 책은 서로에게 권하면서 긍정적인 독서 분위기 형성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리고 장마가 지난 뒤에는 도서관의 책을 모두 대출해 보존상태도 확인하고 습기를 제거하는 등 책의 건강함을 계속 유지하고자 ‘폭서’를 하기도 한다.

5. 테마가 있는 체험학습

학기 중에 하지 못하는 체험학습을 방학 중에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소록도 봉사활동, 음성꽃동네 봉사활동, 아시아 해외 문화 탐방, 현장 문학 기행, 역사를 따라 강을 따라 ’등이 있다. 주제별 또는 희망 구성원별로 체험단을 구성하여 전개하고 있고 국내로는 경기 문화권을 벗어나 역사나 문학이 숨쉬는 지역으로 학습 장소를 넓히고 있다.

6. 교과 학습을 배가시키는 옥련캠프

정규 교과 시간에 운영할 수 없는 영역이나 과정을 방학 중 이수하여 기본 학력 제고는 물론 심도 있는 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캠프를 전개하고 있다. 올 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옥련여름캠프’는 ‘세상의 중심에 서자’라는 주제로 이번 여름방학 기간에 열린다.

교과연구회 주관으로 논술·구술(‘조리 있게 쓰고 말하자’), 영어회화(‘Speak-up English’), 영어토론, 수학경시(‘도전, 수학’), 전통음악(‘가야금을 배우자’)분야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학년별 단계와 수준에 맞게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다.

7. 체험학습이 교과교육과 진학지도로 연계되다

이러한 다양한 영역의 체험학습은 정규 교과 시간과 연계하도록 해야한다. 체험을 교과교육에 적용하여 교과 내용을 살아있는 있는 지식으로 자리 잡게 하여 내면화하는 것이다.

조별 토의나 토론 학습을 할 경우 체험 학습이 많이 활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교과 단원의 관련 내용에 관한 감상문이나 보고서 쓰기에도 매우 효용이 있다. 체험 학습에 관한 사항과 교과와 연계된 내용들은 생활기록부에 반영하여 진학 자료로 활용되도록 한다.

비교과 영역의 다양한 활동은 수시 모집과 면접, 논술 고사 등에 적극 활용되고 있으며, 2006학년도 첫 졸업생들이 성공적으로 대학 진학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체험 학습과 교과교육의 연계, 진학지도에 발맞추어 나갈 때 학생들이 적극 참여하게 되며 기대 이상의 결실도 거둘 수 있다.

"올바른 인격 형성이 최우선 다방면 뛰어난 인재 키울 것"


장기숙 교장 인터뷰


“요즘은 하나만 잘 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닙니다. 저는 다방면에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는 인재를 키우겠다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교육합니다. 우선 올바른 인격 형성 교육을 가장 선행 과제로 둡니다.”

장기숙 교장은 다른 학교와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직접 준비하고 기획한다. 그의 말 속에 인성교육에 큰 역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머리만 채우는 학생이 아니라 가슴과 머리를 함께 채울 수 있는 학생들을 키우는 것이 장 교장의 교육 목표며, 그것이 일련의 프로그램으로 구체화된다.

“학생들에게 비교과 분야의 활동을 많이 하도록 해 주는 것이 우리 학교의 자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방학 때 봉사활동, 문화유적탐방 등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합니다. 또 학생들에게 오페라 같은 문화예술공연을 단체 관람할 기회를 자주 제공해 줍니다. 공연을 보러 가기 전에 미리 관람 예절 교육도 하고 사전 지식을 주기도 합니다”

그는 이런 문화생활을 생활화해 주는 것도 교육이라 생각한다. 공연 관람에 그치지 않고 소감문을 잘 써 낸 학생들에게 상도 수여한다. 그러면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며 즐거워한다.

장 교장은 학생들에게 어떤 사소한 것도 그냥 보아 넘기지 말라고 당부한다. 모두 중요한 체험학습이 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마음에서 옥련여고가 ‘가고 싶은 학교, 즐거운 학교’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이유다.

“학교는 일차적인 교육 환경 조성은 물론 개인의 자아실현을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학교는 단순한 지식 습득의 물리적 공간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성을 가꾸고 이상 실현의 토대를 마련하는 복합 기능과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하면 학생은 꿈을 실현하고 교사는 가르침의 즐거움을 누리며 학부모는 믿음을 갖고 참여할 수 있게 된다고 장교장은 믿고있다.

자료제공=옥련여자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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