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 건설의 경제성을 놓고 한참 논란이 일던 2002년, 지금의 청라경제자유구역이 부각된 적이 있었다. 경인운하 건설의 경제적 타당성 중 경인운하 건설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토를 청라경제자유구역(당시 김포매립지)에 처리할 경우 천문학적인 이익이 발생한다는 논리가 비등했다.

이런 연유로 지반이 낮은 청라경제자유구역의 문제점이 큼지막한 활자로 언론에 보도되고, 마치 청라경제자유구역 기반조성에 비상이 걸린 듯한 논조들이 잇따라 나왔다.

한국토지공사가 2002년 9월 작성한 ‘김포매립지택지개발사업 투자타당성 심의회 부의(안)’에서 밝힌 이유는 이러했다. 김포매립지의 홍수위는 해발 4.2m이다. 그러나 평균 지반고는 3m를 넘지 못해 평균 2m정도의 성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포매립지의 성토에 필요한 토사는 최소한 1천400만㎥이었다. 하지만 토공은 인근지역에서 마땅한 사토장을 구할 수 없자 건설교통부와 (주)경인운하는 시화지구의 사토장을 제안했다. 김포매립지로부터 33㎞ 떨어진 시화지구의 토취장을 이용할 경우 ㎥당 2만4천778원으로 3천468억 원을 들여야 했다.



(▲청라경제자유구역의 큰 기러기 떼.)

이때 (주)경인운하는 경인운하 건설로 김포매립지의 토사공급을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경인운하(바닥폭 100m)을 건설때 발생하는 토사를 김포매립지에 공급(공급량 1천791만㎥)할 경우 시화지구에서 흙을 사 올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주)경인운하는 시화지구와 비교한 경인운하 건설과정에서 발생하는 토사 값을 경인운하 건설 경제적 타당성을 산출하는 항목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토공은 기반조성을 위한 토사 일부를 인근의 순환골제를 사용하고 있다. ㎥당 3천500~5천400원씩 주고 말이다.

청라경제유구역의 문제는 사실 토사확보 이전에 80년대 초반 성토재로 묻은 쓰레기이었다. 토공은 지난 2004년 3군데의 비위생매립지에 306만여㎥(한국농촌공사 터 164만㎥)의 폐기물이 묻혀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토공은 청라경제자유구역에 매립된 쓰레기가 엄청 나 처리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자 터파기가 필요하지 않은 테마형 골프장 개발예정지 46만평을 폐기물이 묻힌 채 개발할 계획이다.

박정환기자 hi21@i-today.co.kr

동아매립지 생기기 전 두루미들의 천국


공촌천의 명물 연희동 '용의 머리'


공촌천이 흐르는 주변 지역 가운데 또 하나의 명물은 인천시 녹지관리사업소가 자리한 서구 연희동 일명 용의머리, 용두산이다.

서해 앞바다가 내려 다 보이는 이곳은 군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다. 병인양요 이후 서해안 방어를 위해 연희동 247에 군사진지를 설치하기도 했다. 연희진지는 ‘용해머리’ 포대를 중심으로 외양선 침입의 감시활동을 총괄했다.

동아매립지가 생기기 전 용의머리 앞바다는 공촌천의 끝자락이 닿는 곳이었다. 넓은 갯골이 이곳서 북쪽으로 이어진데다 주변에 논들도 더러 있어 알곡을 먹이로 삼는 두루미의 도래지로 이름 나 있었다. 1977년 천연기념물 252호로 지정된 이곳에서 해마다 늦가을에 용두산 서쪽에서 화려하게 날아다니는 두루미들을 볼 수 있었다.

용의머리 해변에는 1970년에 설치돼 1987년에 다른 곳으로 옮겨 없어진 분뇨처리장이 있었다. 이 곳 마을 사람들은 분뇨처리로 유기물질이 풍부해 물고기들이 꼬였고 그 물고기를 잡아먹기 위해 두루미가 날아들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동아매립지로 갯벌이 되면서 두루미는 더 이상 날아들지 않았다.

용의머리는 지번은 있으나 토지대장에 없는 희한한 땅이다. 사연인 즉 1910년 일본은 한반도의 땅을 장악하기 위해 토지측량에 나섰다. 용의머리 주인은 토지세가 많아 나올 것이라 지레 짐작하고, 일본인 측량 기사를 매수한 뒤 산의 면적을 줄일 것을 요청했다. 결국 땅주인은 2만평이 줄어 든 상태로 토지대장에 올렸다.

눈앞의 이익을 쫓던 땅주인의 꼼수는 장기적으로 손해를 불렀다. 일본은 땅 주인 권리를 송두리째 빼앗기로 작정하고, 매수에 나섰다. 결국 땅주인은 토지대장에 오른 용두머리의 땅만을 일본인에게 넘겨야 했고, 그 줄인 땅만큼 매도대금에서 제외해야만 했다. 용두머리는 지금 옛 명성을 되찾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인천시가 이 일대 50만평을 연희공원으로 지정하고, 조성을 위한 보상을 서두르고 있다.

박정환기자 hi21@i-today.co.kr

하천을 살려 살아있는 인천으로


청학환경운동 인천본부 황규동 본부장


물은 생명이다. 지구상에 살아있는 어떤 생물도 물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인체의 60~70%를 차지하는 것이 물이다. 때문에 물이 오염되면 자연도 오염되고, 물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도 물의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작은 개천이 모여 하천을 이루고 강과 바다로 통한다. 우리 인천은 도심을 통과하는 크고 작은 하천이 존재한다. 평야가 없고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이다 보니 큰 강은 없지만 하천이 실핏줄처럼 도시 전체에 퍼져있다. 언제부턴가 인천에서는 하천의 중요성을 자각한 사람들에 의해 환경운동 차원에서 하천 살리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항상 그렇듯이 민간차원에서 먼저 운동이 진행되면 관에서 뒷북을 치며 따라오는 것이 하천 살리기 운동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 시는 2004년 1월 조례를 만들고 하천살리기추진단을 발족시켜 민간차원의 운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하천 살리기 운동을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이미 죽어 있는 인천의 하천들에 생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하천으로 되살리기 위한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운동의 중요성은 곧 자연의 중요성과 비례한다. 자연은 한번 훼손되면 쉽게 회복되지 않으며,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줄 즉 후손으로부터 빌려 쓰고 있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물려줄 의무가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계양산에서 시작하는 공촌천만 해도 상류에는 가재와 각종 하천 생물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하류로 가면 오염되어 아무것도 살수 없는 죽은 하천이다. 청학환경운동본부는 시의 지원을 받아 공촌천에 창포꽃을 심어 오염을 줄여 보려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인천의 대표적인 하천이 5개 있는데 승기천, 굴포천, 장수천, 공촌천, 나진포천이 그것이다. 인천을 휘휘 돌아 서해로 흘러드는 이들 하천이 모두 죽어있다. 각각 하천이 지나는 지역의 민간인들이 자발적으로 하천 살리기에 나서고 있으며 시와 구에서도 적극 지원을 하고 있다. 오랫동안 하천 살리기 운동에 참여해 온 입장에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 싶다.

죽어있는 하천이 흐르는 도시는 죽어있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현재 하천살리기추진단이 진행하고 있는 각종 사업들을 보면 현재 하천의 오염실태를 파악하고, 단순한 환경운동단체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가장 먼저 인식해야 할 점은 인천에 흐르는 하천을 오염시키는 가장 큰 주범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며 관에서는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민간차원에서는 단발성 행사에 대한 치중보다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전 시민들이 인식하고 참여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즉 하천의 중요성에 대한 시민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시민들 스스로 하천을 살리기 위한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소극적인 운동이 하천을 청소하는 것이요, 그 다음은 하천을 오염시키는 오염배출업소나 업체에 대한 감시요, 가장 적극적인 운동은 바로 우리가 생활 속에서 물을 사용하며 물을 아껴 쓰고 생활하수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인천의 경제자유구역 중에서 청라지구의 개발계획에는 초대형 인공호수를 만든다는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많은 비용을 들여 아름답게 호수를 만들어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죽어있는 인천의 하천을 살려내는 것이다.

물론 죽은 하천을 살리는데 걸리는 기간은 새롭게 인공호수를 만드는 기간보다 훨씬 많이 걸릴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인천을 실핏줄처럼 휘감고 있는 하천들이 살아있는 환경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하천을 기필코 살려야 한다. 270만 인천시민들 모두가 인천의 하천 살리기 운동에 동참하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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