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에게 뮤지컬 ‘한여름 밤의 꿈’은 특별한 작품이다. 서울시립예술단 상임연출가 시절 국내뮤지컬 사상 첫 야외공연을 기획, 예술의 전당 잔디밭에서 판을 편 작품이 세익스피어의 대표적 희극 ‘한여름 밤의 꿈’이다.



예서 그치지 않는다. 서울시립뮤지컬단 예술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후엔 이 작품을 레퍼토리화, 해마다 버전을 업그레이드해 올렸다.이 감독은 인천시립극단 취임 당시부터 이 작품을 인천무대에 올리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드디어 1년만에 약속을 이행했다. 여름 정기공연작으로 낙점, 오는 13~22일까지 오후 8시 인천종합문예회관에 올린다. 무대는 역시나 야외공연장이다.

배경을 아테네에서 고대 신라로 옮겨왔다. 우리 고유의 정서에 맞게 번안, ‘신라의 달밤’이란 타이틀을 붙였다. 지난해 봄 인천시립극단이 올린 창작극 ‘여름안개’를 집필한 홍창수 극작가가 솜씨를 발휘한 작품이다. 사울시립뮤지컬단 버전 중 한 작품이라고 소개한다.

우리 전통내음이 물씬 풍기는 정서와 사고, 생활양식이 원작과는 또 다른 맛을 담아낸다. 아테네의 젊은 청년들을 신라 화랑으로 대치시켰다. 요정이 사는 서양의 숲은 우리에게 친숙한 도깨비들이 사는 옛날 이야기 속 숲으로 바뀐다. 광대들의 막간극은 처용을 소재로 한 탈춤으로 변형, 신명나는 놀이판을 벌인다.

“한여름밤의 꿈은 공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액자같은 작품입니다. 여름이면 국내 공연계에 반드시 등작하는 대표적 극이기도 하지요. 이번 작품은 전통을 입힌 세미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감독이 작품에 대한 애정을 싣는다.

직접 연출하려는 계획을 수정, 객원으로 이기도 연출가를 초대했다. “극적 구도와 비주얼에 강한, 무게 있는 연출가 입니다. 창작력이 뛰어나지요. ‘신라의 달밤’ 버전을 선택한 것도 그의 의지가 컸습니다.”

특별 이벤트를 준비했다. 공연에 앞서 매일 시낭송회를 연다. ‘연극과 문학이 어우러지는 한여름’이다. ‘인천작가회의’ 소속 시인과 소설가, 평론가 18인이 매일 무대에 서서 시를 읽어준다.

한가지 또 있다. 국제 연극축제로 유명세를 더하고 있는 ‘거창국제연극제’ 2007 공식초청작으로 초대, 이달 27·28일 이틀동안 나들이 공연을 펼친다.

“걱정이 있습니다. 야외공연이면 피할 수 없는 날씨문제입니다. 비가오면 그날 공연을 접을 수 밖에 없지요. 기도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석 5천원. ☎(032)438-7775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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