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극작가 마샤 로먼의 정통 사실주의 연극 ‘잘자요, 엄마’는 2004년 연극배우 윤소정-오지혜 모녀가 열연하면서 국내 팬들에게 각인된 작품이다.



엄마와 딸 2인이 끌어가는 극이다.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녀의 빗나간 사랑이 가슴절절하게 그려진다. 당시 언어의 연금술사로 꼽히는 김수연 작가가 각색, 특유의 색채를 입혀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이 인천 무대에 오른다. 인천시남구여성단체협의회가 여성주간을 기념하는 여성극으로 선택했다. 오는 6, 7일 이틀동안 남구 학산소극장에 올린다.

엄마역을 맡은 이는 박상숙 작은극장 돌체 대표다. 극장 운영자로, 기획자로 활동해오고 있는 그가 8년만에 무대에 섰다. “남구 여성복지과에서 여성극에 대해 조언을 달라고 했을 때 출연할 생각은 전혀 안했어요. 작품을 고르다 ‘잘자요, 엄마’를 찾아냈지요. 문제는 극을 소화해낼 중견 여배우였습니다. 무리를 했죠. 출연을 결심한 겁니다.”

8년전 ‘제물포연극제’에 극단 돌체의 이름으로 올린 인연이 있는 작품이라는 설명이 따른다. 당시 딸 제씨 역을 맡은 백재이 배우에게 출연 승낙을 얻어냈다. 직접 연출도 맡았다.

“자식을 보호하고 엄마의 일부로 느끼는 정서는 동양이나 서양이나 같다는 것을 알수 있어요. 엄마 대사 중 ‘난 네가 내것인줄 았았다’라는 대목이 있지요.”

미국의 어느 한적한 마을에서 간질에 걸린 딸 제씨가 엄마에게 자살하겠다고 말하면서 극이 시작된다. 평생 딸을 감싸안고 살아온 엄마다. 딸은 엄마에게 항변한다. 그리고 이제 이 삶에서 내릴 정거장을 찾았다고 선언한다.

“때로는 모녀가 서로 충돌하며 2시간 동안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는 작품이지요. 대목 대목 그대로 가고 싶은데 관객에게는 고역일 수 있겠다 싶어 일부를 덜어냈습니다. 편안하게 연기하자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부담이 크네요.” 6일 오후 7시, 7일 오후 4시30분·7시. ☎(032)880-7313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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