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 건설’이라는 본론은 진전이 없는 가운데 경인운하가 대선정국 속 정부 반격의 소재로 이용되는 현실이 됐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캠프의 한반도대운하 추진본부장인 박승환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건교부의 운하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비판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경인운하와 경부운하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이율배반적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지난 3월 정부가 발간한 ‘경인운하 타당성 및 사업계획 검토보고서’를 들고 나와 “정부가 경인운하 건설을 위해 만든 이 보고서는 운하의 필요성과 그 편익들을 조목조목 역설하고 있으면서 최근 이명박 죽이기용 정치공작 보고서로 문제가 된 일명 ‘TF보고서’는 이런 편익들을 대부분 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를 관통하는 대 공사인 경부운하와 수도권 물류에 활용될 경인운하가 노선이나 건설배경에서 매우 다름에도 불구, 이 후보측이 공약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경인운하를 비교대상으로 삼은 것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경인운하 건설을 둘러싸고 10년 가까이 찬반론속에 갈등을 겪어온 인천시민들로서는 참여정부가 끝나가도록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차기 대선후보마저 이를 자신의 공약 합리화에 이용만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박 의원이 주장하는 경인운하와 경부운하에 대한 정부의 이중적 관점은 6개 부문이다.

▲물류 - 경인운하보고서는 경인운하가 흡수할 물동량을 1천800만t으로 보았고, TF보고서는 2011년 경부운하가 흡수할 물동량을 481만t으로 보았다.

국내 전체 물동량중 70% 이상이 경부축에서 움직이는데 경인운하 물동량이 경부운하보다 4배 이상 많다는 것은 둘 중 하나는 분명한 왜곡이라 볼 수밖에 없다.

경인운하보고서에는 세계적 성공사례를 언급하면서 운하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수송 경쟁력 증가, 도로의존 감소면에서 전략적으로 이점이 있다고 평가했으나 TF보고서에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홍수대책 - 경인운하보고서는 네덜란드, 프랑스 등 선진국은 운하를 홍수방지 목적으로 이용한다고 소개했다. 운하로 홍수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은 이 후보가 주장해온 것과 똑같다. 그러나 정부가 만든 TF보고서는 운하를 건설하면 수위가 높아져 홍수위험이 커진다고 했다.

▲관광·레저 - 경인운하보고서는 일본, 프랑스, 네덜란드 등 선진국이 운하를 관광, 레저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운하의 유람선으로 인해 좋은 경관을 감상할 수 있고 관련산업 유치, 소비 증가를 가져온다고 했다. 이 후보도 역설한 내용이나 TF보고서에는 언급이 없다.

▲환경 - 경인운하보고서는 운하가 건설되면 크고 다양한 자연환경과 서식지를 만들어낼 좋은 기회가 된다고 했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수질과 대기질이 향상되는 등 해결할 수 없는 환경적 영향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TF보고서에는 환경개선 편익은 해당없음으로 보고 있고 수질이 나빠질 것이라고 하고 있다.

▲지역개발 - 경인운하보고서는 운하로 인한 터미널 개발로 지방의 고용과 경제가 증가하고 새로운 생산시설이나 운송 관련 사업을 지역내로 유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F보고서는 언급이 없다.

▲민자 유치 -경인운하보고서는 민자유치에 대해 언급했으나, TF보고서는 민자를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결론 - 경인운하보고서는 경인운하가 비용편익비(B/C) 1.7로 건설을 적극 권장한다고 했지만, TF보고서는 B/C 0.16으로 대운하는 해서는 안되는 사업으로 규정했다.

손미경기자 mimi416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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