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급식유통업체인 CJ푸드시스템이 납품하는 인천시내 급식학교 중·고교생 수백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이는 등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최대의 급식사고가 발생했다.

일부 해당 학교는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식중독 증세 사실을 교육청에 늦게 보고하는 등 늑장대처로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CJ푸드시스템이 납품한 8개 중·고교에서 학생 162명이 설사와 복통, 구토, 발열 등 식증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학생들이 식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는 인천시내 학교는 CJ푸드시스템이 납품하는 17개 학교 가운데 가좌여중과 청천중, 청량중, 계산여중, 만월중, 공항고, 검단고, 동인천고 등 8개 중·고교다.하지만 이들 학생수는 학교측이 시 교육청에 보고한 숫자로, 실제 식중독 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공항고의 경우 70여명의 학생이 식중독 증세를 보였거나 보이고 있으나, 학교 측이 시교육청에 보고한 공식집계는 27명에 불과하다.이들 학교에서 학생들이 식중독 증세를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일 오후부터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CJ푸드시스템이 이들 학교에 납품한 급식 식단에는 공통적으로 돈육볶음과 돈육야채볶음, 두반장돈육볶음 등 돼지고기 요리가 들어 있었다.

시 교육청은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교를 비롯해 CJ푸드시스템이 급식을 공급하는 17개 학교에 대해 모두 급식중지명령을 내렸다.이 과정에서 일부 학교는 시교육청에 제때 보고를 하지 않는 등 늑장 대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항고와 계산여중(식중독 증세 학생 26명), 검단고(18명), 동인천고(12명), 만월중(30명) 등 5개 중·고교는 20일 학생들이 복통과 구토 증세를 호소했으나, 22일 오전에서야 시교육청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했다. 만월중은 이날 오후 늦게서야 보고했다.

공항고측은 “20일에는 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가 22일 오전에 다수의 학생들이 복통 등을 호소해 교육청에 이날 보고했다”고 말했다. 공항고는 2002년 개교 이래 보건교사 없이 체육담당 교사가 대신 맡고 있는 형편이다.

한편 시교육청은 해당 지역 보건소를 통해 집단환자가 발생한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식중독 여부를 가리기 위해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박정환기자 hi21@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