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인터리그 홈런왕을 2연패한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일본 최고 타자로 우뚝 섰다.

지바 롯데 시절 바비 밸런타인 감독의 플래툰시스템에 따라 좌투수가 나오면 ‘반쪽 타자’로 전락했던 이승엽은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적 후 처음 맞은 교류전에서 홈런 16개를 쏘아 올리고 타율도 0.360의 최정상급 기량을 펼치며 양리그를 통틀어 정교함과 파워를 두루 겸비한 최고 타자임을 입증했다.

이승엽은 20일 끝난 인터리그에서 홈런 1위, 장타율 1위(0.757), 타격 5위로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그는 22일 발표되는 교류전 최우수선수에서 타점 1위 라미레스(야쿠르트·42개), 타율 1위 마쓰나카 노부히코(소프트뱅크·0.408), 다승(5승)과 방어율(0.91) 2관왕에 오른 사토 미쓰루(주니치), 13세이브를 올린 고바야시 마사히데(롯데) 등과 후보군에 올라 있다.

인터리그에서의 성적을 앞세워 센트럴리그에서도 타격 2(0.333), 홈런1위(23개), 타점4위(51개), 장타율1위(0.647), 최다안타 2위(86개), 득점 1위(56개)에 오르는 등 공격 전 부분을 사실상 접수했다.

센트럴리그 투수들의 변화구에 적응을 마친 이승엽은 2년간 익숙했던 퍼시픽리그 투수들의 집요한 몸쪽 승부를 피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시키는 완숙한 타격감을 과시했다.

양대리그 투수들의 볼배합을 철저히 연구, 상대의 노림수를 역이용하는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인터리그는 이승엽에게 독무대가 됐다.

군계일학급 활약에도 불구, 이승엽은 소속팀 요미우리가 교류전에서 13승23패로 철저히 밀리며 리그 3위로 추락, 내놓고 기뻐할 수도 없는 처지가 됐다.고쿠보 히로키, 다카하시 요시노부 등이 부상으로 빠지고 불펜의 난조, 팀 동료들의 전반적인 야구 센스 부족 등이 겹치면서 이승엽은 교류전 기간 내내 홀로 외로운 싸움을 벌였다.

상대 벤치에서도 이승엽만 거르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퍼져 나가 심하게는 ‘1-9로 싸운다’는 얘기마저 들렸다.요미우리 4번 타자 이승엽에게 지워진 부담이 너무 커보였다.

영광이 있었다면 이승엽은 해결사로서 좀더 집중력을 키워야 한다는 숙제도 안았다.공격 전반에서 선전 중이나 득점권 타율은 아직도 2할대(0.286)에 머물렀다. 운이 없었는지 인터리그 기간에 나온 홈런 또한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또는 솔로포가 전부였다.

이승엽의 홈런 23개 중 주자가 2루 이상의 득점권에 있을 때 나온것은 지난 4월9일 주니치전에서 9회 2사1, 2루에서 때린 게 유일하다.

인터리그의 영광을 뒤로 하고 이승엽은 23일부터 본격적인 순위 싸움이 전개되는 리그 1위 주니치와 3연전에서 다시 불을 뿜을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