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포메이션으로 알프스 전사들의 약한 고리를 뚫는다’ ‘두번의 매직 용병술’로 극적인 역전극과 무승부를 만들어낸 딕 아드보카트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2006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G조 마지막 상대 스위스와 결전에서 또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 13일 토고전, 19일 프랑스전과 마찬가지로 선발 라인업을 철저히 베일에 싸놓았다.

결전지 하노버로 입성하기 전 레버쿠젠 베이스캠프 훈련장에서 실시하는 21일 마지막 훈련은 전면 비공개로 이미 결정됐다.커튼을 친 채로 D-2 훈련을 하는 건 이번이 세번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토고전에선 스리백(3-back)을 프랑스전에선 포백(4-back)을 각각 내세웠다.그러나 두차례 결전에서 드러난 양상으로는 선발 라인업이 전체 흐름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경기 중 선수 교체를 통해 어떤 포메이션으로 변형을 꾀하는지가 핵심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토고전에서는 후반 수비수 김진규(이와타) 대신 공격수 안정환(뒤스부르크)을 투입해 4-2-4로 전환하면서 대역전의 분위기를 만들었고 2-1로 앞선 뒤에는 다시 3-4-3으로 진용을 바꿨다.

프랑스전에서는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을 빼고 설기현(울버햄프턴)을 넣어 포백 안에서 변형을 시도한 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위치를 사이드-중앙-사이드로 두 번이나 바꿨다.스위스전에서도 한 가지 포메이션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별리그 마지막 결전이라 같은 시간에 열리는 프랑스-토고전 스코어에 따라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극약 처방이 나올 수도 있다.변수는 아드보카트호 내부에도 있고 외부에도 있다.

우선 스위스의 포메이션이 유동적인 요인이다.

다이아몬드형 중원으로 중심을 잡고 4-4-2 전형을 구사하는 스위스는 알렉산더 프라이(렌)가 간판 공격수로 나오지만 투톱 파트너는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토고전에 선발로 나온 다니엘 기각스(릴)가 복부 근육 부상으로 출전하기 힘들어 마르코 슈트렐러(쾰른), 하칸 야킨(영보이스)가 대체 요원으로 떠오른 상태. 슈트렐러는 전형적인 파워 스트라이커이지만 야킨은 플레이메이커에 가까운 섀도 스트라이커형이다.

프라이-슈트렐러 투톱이라면 스리백이 안정적이지만 야킨이 나온다고 볼 땐 포백을 구사할 수도 있다.내부의 변수는 박주영(FC서울)과 송종국(수원)이다.박주영은 조별리그 두 경기에 단 1분도 선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이 언젠가는 쓸 카드임에 틀림없다.박주영이 왼쪽 또는 오른쪽 윙 포워드로 나올 때 스리톱(3-top)의 구성이 달라지고 박지성의 활용도도 변할 수 있다.

프랑스전에 쓰지 않은 송종국을 다시 넣고 이영표(토튼햄)를 원래 자리인 왼쪽으로 돌릴 수도 있다.스리백에서 김동진(FC서울)을 수비수로 쓰는 방안도 충분히 가능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라인업 고민은 깊어지지만 난국을 풀어갈 묘수도 늘어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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