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뒤 인천실버원정대를 만들어 에베레스트 등정에 나설 것입니다.”




(▲이동열(사진 둘째줄 맨 오른쪽)씨가 쓰꾸냥산 첫번째 봉우리 정상에 올라 함께 한 원정대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동열시)

순수 아마추어 산악인들로 구성된 ‘우정원정대’를 이끌고 지난 1일부터 1주일간 중국 쓰촨성의 쓰꾸냥산 등정에 성공한 이동열(53)씨는 “비가 오고 천둥, 번개까지 몰아치는 등 날씨가 나빠 정상에 오르지 못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정상 도전 당일 하늘에 별이 반짝거렸죠. 8개월간 등정 준비에 고생이 많았는데, 무사히 정상 도전에 성공해 기뻤습니다”고 말했다.

쓰꾸냥산(四故孃山-6250m)은 중국과 네팔의 접경지대에 있는 ‘동방의 알프스’로 불리는 4개 봉우리가 아름다운 산이다. 아름답고 순결한 네 자매에 대한 고사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서 쓰꾸냥산이라고 불린다. 이들이 도전한 봉우리는 가장 낮지만 ‘큰언니’격인 5천355m와 둘째격인 5천454m 봉우리 등 두 곳. 16명의 원정대원 중 12명이 반으로 나눠 동시에 정상 공격에 나섰다.

“지난해 10월부터 준비해 왔어요. 순수 아마추어 모임이라 훈련을 철저히 했습니다. 한라산에서 설벽 훈련을 하고 지리산과 설악산을 종주하기도 했어요. 경희대에 있는 고소체험장도 다녀왔습니다.”

우정원정대는 인천과 서울, 일산 등지에 사는 40~50대 남·녀로 공무원에 회사원, 자영업자 등으로 구성됐다. 산을 타다 인연을 맺고 ‘우정’을 쌓아온 사이다.

“지난해 어느날 ‘맥없이 산에 다니는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어요. 목표의식을 갖고 싶었죠. 이번 해외원정을 준비하는 기간이 더 없이 좋았습니다. 올 연말 일본이나 중국을, 내년 6월에는 유럽 최고봉인 엘브루스산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이들은 차근차근 해외원정을 준비해 환갑이 지나면 ‘인천실버원정대’를 만들어 세계 최고봉에 도전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만들었다. 이씨가 이번 해외원정길, 고소 증세에 시달렸으면서도 또다른 목표를 세운 것은 끔찍한 ‘산 사랑’ 때문이다.

그는 군 제대후 직장 초년생때 무작정 전문 산악인들을 따라 지리산 칠선계곡을 따라 오른 것을 계기로 산 사랑에 푹 빠졌다. 비바람에 시달리며 고생고생 산 정상에 올라 맞은 아침, 눈 앞에 펼쳐진 자연의 경이로움에 반해 이 산 저 산 찾아나섰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산에 오르기고 했다. 그러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단다.

“산을 산으로 여기지 않고 ‘이기심’을 푸는 대상으로만 여긴 것이 여간 미안했습니다. 산을 아는 사람만 산에 올랐으면 합니다. 급격히 등산인구가 늘면서 산이 시달리고 있어요.”

구월동에서 인주옥을 운영하는 이씨는 미안한 마음에 인천바로알기종주단을 꾸려오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산악문화를 알리고 싶어 시작한 일이 벌써 7년이나 됐다.

그는 “주말 수도권 시민들이 많이 찾는 도봉산과 북한산이 인분(人糞)으로 오염되고 있습니다. 문학산과 청량산에 난 수십개의 등산로가 산을 죽이고 있구요. 이런 문제를 일찍 인식한 일본처럼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주희기자 juhee@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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