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컷 한 컷이 부평구의 귀중한 자료와 역사가 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평구청 문화공보과 성기창(42·7급) 주사는 카메라를 들고 부평을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가 맡은 업무는 구정의 주요 행사를 이미지로 남기는 일. 어느덧 7년째다.

성 주사는 지난 2000년 12월 초등학교 선배인 인사팀장의 요청으로 도시정비과에서 공보과로 발령받았다. 전임 직원이 일주일 만에 사표를 쓸 정도로 구정을 챙기며 사진을 찍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공휴일이나 일요일에 행사가 집중되다보니 주 5일 근무는 어느새 남의 이야기다.

우선구청장의 일정을 챙기고, 홈페이지에 사진을 게재하는 일은 기본이다. 각 실·과에서 홍보물이나 책자 등을 만들 때도 어김없이그가 호출된다.

지금은 디지털카메라를 쓰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3∼5통의 필름을 썼다. 특히 풍물축제와 같이 중요 행사가 있을 때는 36롤 필름 200통을 찍은 적도 있다.

사진 업무를 시작하면서 흥미를 느낀 성 주사는 지난 2005년 재능대학교 사진영상학과에 입학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고, 올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지금도 사진 관련 전문서적을 들여다보며 전문성을 쌓아가고 있다. 공무원이 순환보직임을 감안하면 그의 정성이 만만치 않다.

“어느 날 구청에 한 학부모가 울고 있는 초등학교 학생을 데리고 왔어요. 학교숙제를 제출해야 되는데 뜬금없이 10년 전 부개동에 대한 사진을 달라는 겁니다.”

당시 사진자료들이 데이터베이스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성 주사는 일과시간을 끝내고 이틀을 매달려 아이 손에 쥐어줬다. 이때부터 그는 사진 한 컷이 귀중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부평구 십정동 토박이인 성 주사는 이 일을 하다 보니, 부평이 기록과 역사가 없는 도시인 것 같다고 했다.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난 사진을 관리하는 것도 소중하다는 것을 절감했단다.

그렇다보니 ‘부평구사’를 쓰고 있는 김현석 박사까지 그에게 6·70년대 부평의 사진자료를 찾아달라고 요구하는 등 교류의 폭도 넓어졌다. 틈틈이 부평의 변화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그 사진을 영구기록 파일로 보관하는 일이 어느새 몸에 익었다.

“3년 후에는 사진을 모아 부평의 현대사를 담은 책을 만들고 싶어요. 그 작업이 끝나도 사진을 놓지 않고 매년 한 번씩 사진집을 발간하고 싶습니다.” 그의 희망에는 자신의 일이 부평 역사를 정리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소임이 담겨있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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