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송암문화재단이 인천시에 기증한 유물 절반 정도가 위작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기증품 가운데 상당수는 보존 가치가 뛰어나 국가문화재 등록을 본격 추진 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23일 총 8천450건의 기증유물 가운데 4천873건(58%)을 평가 한 결과 40%(1천925건)만 진품이고 47%(2천300건)는 모조나 복제품 등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평가대상중 483건(10%)은 정밀재검토가 필요해 평가를 유보했고, 평가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3천577건의 서화류는 평가시기를 일단 뒤로 미뤘다.

서화류중 일반회화는 45%, 서예·고문서는 60%, 불교회화는 3%가 위작으로 밝혀졌다.
평가 과정에서 단원 김홍도의 ‘신선도’와 조선시대 3대 화가로 꼽히는 오원 장승업의 ‘화조도’ 등 고가 미술품이 가짜로 판명돼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작가 미상의 ‘평양성도’는 국가보물급이고, 겸재 정선의 ‘노송영지도’를 비롯한 상당수의 산수·민화들은 우수작품으로 평가됐다.

토기·기와류는 2%(12건)만 진품이고, 55%(326건)는 모조품으로 드러났다. 진품 가운데 조선시대 기와류는 19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도자기는 51%(1천149건)는 진품, 46%(1천27점)는 가짜로 판명됐다. 청화백자와 분채는 근래 제작된 복제품이지만, 분청사기를 비롯한 백자는 조선전기에 만들어진 진품으로 다른 박물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희소가치가 있다는 평이다.

공예류는 위작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불교조각·공예는 86%(222건), 금속·옥석재는 54%(195건), 목공예는 75%(59건), 초제·피모·지직은 23%(7건)가 각각 위조유물이었다. 진품 가운데 목조좌불상은 조선후기를 대표할만한 수작으로 꼽혔고, 은장도와 청동수저, 짚풀과 가죽·종이제품도 뛰어난 예술성을 보유하고 있다.

평가는 대학교수 11명, 박물관 연구자 13명, 연구기관소속 3명 등 총 27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시는 보존가치가 뛰어난 보물급 작품들에 대해서는 국가주요문화재 등록을 서둘러 추진하고, 광개토왕릉비와 금동대탑 등 고가의 복제품들은 사회교육자료로 활용키로 했다.

시는 또 송암미술관(남구 학익동)주변을 고미술 전문박물관이 포함된 복합문화공간으로 특화 개발하고, 미술관 안에도 기증자의 뜻을 기리는 전용코너를 만들기로 했다.

송암문화재단은 지난해 6월 이회림 이사장이 공시지가로만 124억원에 달하는 미술관 부지(4천402평) 및 건물(765평), 미술품 및 유물 일체를 인천시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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