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사상을 배경으로 전개되어 가는 사랑의 이야기가 가슴 밑바탕에 잔잔하게 흐르듯 울려 놓는다. 그런 흐름 속에서도 싹 트는 주인공들의 진실되면서도 은밀하게 풍겨오는 농짙은 감정의 밀도가 내면의 고독을 부추긴다. 그것은 더욱 주인공들의 모습을 너무나 우아하고 품위 있게 꾸며주는 바탕이 되어 준다고 하겠다.

영국이나 유럽 여러 나라에서 베스트·셀러로 등장한 것은 물론, 먼 훗날인 지금에 이르기까지 널리 읽히게 될 만큼 유명해진 것은 명망 있는 작가 집안인 브론테 자매의 하나인 샬로트·브론테의 마음에 깃든 감정이 우리들 가슴에 자연스럽게 젖어들게 만든 사랑의 발로였을 것이다.

여주인공은 고아시절에 외삼촌도 없는 외삼촌댁에 들어가 외숙모의 모진 학대를 받으며 자란다. 고독한 나날을 숱하게 참고 견디며 보내다가 로우드 자선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 학교의 학생으로 8년을 보낸 여주인공은 졸업 후 다시 그 학교에서 선생으로 2년을 보내면서 학생시절부터 그녀가 존경했던 템플선생에게서 감명을 받는다.

결국은 템플선생에게 심취하여 우상이 되었고, 그의 사상과 감정, 그리고 행동까지도 따라가게 되었다. 그로 인하여 그녀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개성적인 인생관을 설정하게 되었으며, 그즈음 일상적인 생활의 단조로움을 박차고 나올 수 있는 계기로 연결되기에 이르렀다.

지금껏 익혀왔던 뛰어난 재능을 밑천으로 가정교사의 자리를 구하게 된 것이 새로운 생활로 빠져드는 직접적인 동기가 되었다. 그것은 그녀 자신에게서 일생일대의 전환기를 가져오게 되었다. 마침내, 그녀는 스스로 빠져든 고독한 마음에서 벗어나 그녀만이 가질 수 있는 사랑과 행복의 무대로 깊이 빠져 들어가게 되었다.

아델의 가정교사가 된 그녀는 아델의 부친이며 집 주인인 로체스타씨의 성실하고 감정 깊은 사랑과 그 풍모에 매료되었으며, 또한 로체스타씨도 끈질긴 의지와 정열을 가진 제인을 사랑하게 되었다. 서로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들의 헌신적인 마음은 결국 열정적인 사랑의 불꽃으로 피어나게 되었다.

이 소설을 읽을 때, 눈에 선할 만큼 상상의 세계로 깊이 빠져드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 진실! 이것은 근원적인 사랑의 생명이요, 빛이요 표본이다. 순수하고 진실한 바탕 위에 인생의 꿈을 펼쳐가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희망이고 오랜 소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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