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난지 20일이 지났다.

선거를 앞두게 되면 어느 정치인이든 자신의 성가를 높이기 위한 일에 공을 들이게 마련이다.

한편으로 인지상정이긴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지나친 과대포장에 이맛살이 찌푸려 지기도 한다. 후보자가 내 건 공약은 과거와는 달리 이른바 매니페스토 운동으로 검증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도 새로운 변화다.

재선에 성공한 안상수 인천시장 역시 일정 부분 치적을 과대포장 했다거나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공약이 있다는 점에서 예외는 아니다. 예를 들어 아직 매립조차 안 돼 바닷물이 출렁이는 송도 지역에 2009년까지 151층 빌딩을 짓겠다는 얘기를 했다가 본인 스스로 시기의 착오를 인정하기도 했다.

또 인천 지역에 300만평의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은 2020년까지 약 20조원이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나 과연 실현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을 낳기도 했다.

지금 우리는 안 시장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따지자는 건 아니다.
다만 선거가 끝난 지금, 이제는 한번쯤 차분히 정리정돈을 해야 할 시기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인천은 바야흐로 21세기 미래 한국, 건설 한국의 전진기지다. 다른 지역 보다 다소 뒤처진 도시개발이 이제 비로소 르네상스를 맞았다. 송도, 청라, 영종 등의 경제자유구역은 물론 이거니와 시내 곳곳에 산재한 구도심 개발계획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는 중이다.향후 10년 간 무려 300조 혹은 500조의 돈이 인천에 돌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참으로 기분 좋은 전망이기도 하고 살 맛 나는 기대치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한 예산 수립과 인천의 총체적 인바운드 시스템이 이런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지 여부를 찬찬히 따져보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지레 주눅이 들어 포기할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거품에 들떠서도 안되는 것이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시장의 기본 입장이어야 한다. 몇 천억 단위의 개발계획은 이미 구문이 됐고 걸핏하면 몇 조요, 눈만 뜨면 수십조가 요동치는 곳이 요즘의 인천이라는 비아냥도 있다.

정말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지, 어느 부분에 얼마만큼의 민자를 끌어 들일 수 있는지, 예산으로 접근한다면 시민적 합의를 전제할 수 있는지 등등 따져봐야 할 일은 너무도 많다. 그래서 지금의 정리정돈은 참으로 중요하다.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