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독일 월드컵 축구로 지구촌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런데 이번 대회의 조별리그에서는 유독 경기끝 무렵에 승부를 결정짓는 골이 터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럴 때 방송에서는 “인저리 타임의 집중력에 따라 각 팀의 명암이 갈리고 있습니다.”와 같은 표현을 한다.

축구경기에서 전후반 45분 경기가 끝날 때마다 추가로 시간을 더 주는 것을 신문이나 방송에서 흔히 ‘인저리 타임’이라고 부른다.

또 한때는 ‘루즈 타임’이란 말도 썼다. ‘인저리 타임(injury time)’은 손해 본 시간, ‘루즈 타임(lose time)’은 허비한 시간이란 뜻으로 모두 같은 용어를 다르게 부르는 것이다.

요즘은 ‘추가시간’이란 말을 더 많이 쓴다. 이것은 경기 중에 부상이나 선수교체 등으로 시간이 간 것을 채우기 위해서 더 주는 시간이다.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이들 용어를 혼용하고 있지만 올바른 용어는 ‘추가 시간’이다. 중계방송 중에 영어로 자막이 나오는 것을 보면 반드시 ‘additional time’이라고 쓴 것을 보아도 이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인저리 타임인 후반 47분에는 이반 카비에데스가 오른쪽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멋진 논스톱 슛으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2006. 6. 17. 중앙일보)

위는 이번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에콰도르가 코스타리카를 3:0으로 이겨 16강을 결정짓는 순간의 마지막 득점 장면을 전하는 신문기사의 일부분이다. 방송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지난 호주와 일본의 대결에서도 후반 인저리 타임 때 호주의 알로이지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YTN 2006. 6. 16)

이것은 기자가 전하는 F조 예선 경기의 보도 내용인데 여기서도 ‘인저리 타임’이란 말을 쓰고 있다. 이들은 모두 ‘추가 시간’이란 용어로 고쳐 써야 시청자나 독자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이 추가 시간은 다른 경기엔 없는데 왜 축구에만 있는 것일까?

농구나 핸드볼 경기는 경기 도중 공이 나가거나 파울로 경기가 중단되는 경우는 시계(스톱 워치)를 멈추게 하여 규정된 시간 내에 경기를 끝내고 추가 시간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축구는 그렇게 하지 않고 전·후반 각각 45분이 끝난 후에 허비된 시간 정도의 추가 시간을 준다. 추가 시간은 허비된 시간이 없으면 안 줄 수도 있고 짧게는 1분에서 길면 5분 이상을 주기도 한다.

축구에만 유독 추가 시간을 적용하는 것은 다른 경기와 달리 경기장 안에서 실제로 경기하는 도중 끊기는 시간이 너무 잦고 길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반이나 후반 45분 동안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이 공을 차는 운동 시간은 보통 30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나머지 15분은 공이 밖으로 나가서 드로인을 하거나 골킥, 코너킥, 반칙으로 인한 자유축, 페널티킥, 오프사이드, 선수교체 등으로 허비된다고 볼 수 있다.

축구경기는 전후반 90분을 넓은 경기장에서 뛰는 경기이므로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아주 큰 편이다. 그런데 이런 경기외적인 시간(out play time)을 시계를 멈춰 계산한다면 실제로 선수들이 한 경기를 뛰어야 하는 시간은 최소 120분 이상이 될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주는 추가 시간도 경기 도중의 선수 치료나 어떤 특별한 사정으로 경기가 중단돤 시간만을 계산하여 보통 5분 이내의 추가 시간을 주고 있다.

이 축구 용어를 다시 정리하면 ‘인저리 타임’이나 ‘루즈 타임’이 아니라 ‘추가 시간’이 바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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