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미술은행이 양질의 컬렉션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몇 몇 작품을 구입하는 방식에서 탈피, 관객을 개발하고 소통인프라를 구축·지원하는 거시적인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다양한 경로를 통하되, 일관된 철학을 반영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더불어 구입절차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과정 전반에 대해 감시하고 공정성을 점검하는 별도 위원회 운영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인천문화재단이 20일 오후 3시부터 재단 4층 대강당에서 연 ‘미술문화 향수권 신장을 위한 인천미술은행 역할’ 세미나에서 심상용 동덕여대 교수는 이같은 주장을 폈다.

이날 심 교수는 ‘미술은행 활성화를 위한 컬렉션의 질과 활용 문제’를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미술은행 성공을 위한 원론적인 문제 ‘컬렉션 구성’에 대한 여러 조언을 했다.

심 교수는 컬렉션 실현원칙으로 △질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정리 △지역미술지원과 유기적인 조정 △선정절차 투명성 확보 △철학적 조형적 안목과 도덕적 자질을 갖춘 전문가 등 4가지를 제시한다.

지역예술 컬렉션의 가장 큰 문제는 한정된 지역미술의 맥락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컬렉션 질을 유지하는 양자간 균형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푼다.

심 교수는 “인천미술은행사업 핵심이 인천과 관련있는 작가들의 창작의식을 고취시키고 신예작가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지만 몇 작품을 구입함으로써 당장 효과를 올리는 미시적인 방법이 다는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한발 더해 “미시적인 효과에만 집착할 경우 컬렉션 구성에 실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선정절차·투명성확보와 관련, 그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명목으로 추천과 시장, 공모를 병행한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어필한다. “추천과 시장에서 구입이 사전적인 고려에 의해 여과된 것들이라는 의미를 갖을때, 공모제는 전혀 여과되지 않은 것을 포함시키기 위한 도덕적 절차라는 명분을 지닌 ‘명목상의 공정성’”이라고 역설한다.

이에 그는 “컬렉션 구입시 대중적인 접근이라든가, 혹은 젊은 작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전략의 문제”라며 “이 전략을 지원하는 철학적 정립이 필연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투명성 확보를 위해선 전략과 과정수행이 ‘전문가-전담자’에 의해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하는 동시에, 외압에 대해 독립적으로 수행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따라서 “지역 연고 인사들은 자문하고 추천하되, 선정에 직접 관여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를 위해 총괄적으로 점검·평가하는, 제한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별도의 위원회 운영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앞서 김찬동 문화예술위원회 예술진흥위원은 ‘문화관광부 미술은행 사업 추진과정 및 운영현황’을 주제로 발제했다.

토론자로는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이경모 인천시립대 겸임교수, 김윤섭 아트프라이스 편집이사, 최병국 인천미술협회 이사, 정정엽 인천 민예총 미술위원회 위원이 나섰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