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여고가 올해로 개교 99주년입니다. 올 초부터 미술하는 작가들이 동문전 자리를 펴서 마음을 나누자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냥 이대로 해를 지나쳐서는 안된다는 생각들이었지요. 그렇게 전시를 열게됐습니다. 25인이 참여했어요.”

인천여고 개교100주년기념 미술분야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각가 오정숙씨가 미술동문전 배경을 들려준다. 지난 29일 개막, 6월3일까지 중구 한중문화원 전시실을 채우고 있다. ‘개교 99주년 기념’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이번 전시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중단됐던 미술동문전을 4년만에 다시 부활시킨 것이 그 하나고, 교내에서 이어오던 전시를 밖으로 옮겼다는 것이 또 하나다.

“딱 10년전 동문중 미술하는 이들이 회원전을 열어보자 해서 창립전을 열었어요. 열두명이 모여 조촐하게 치뤘습니다. 나름대로 뿌듯함을 나눴습니다.”

마침 모교인 인천여고 미술교사로 발령을 받은 오 작가였다. 총동문회 총무일까지 맡다보니 사람들에게 연락하고 전시를 준비하는 일은 자연스레 그의 몫이 됐다. 그 다음해에는 규모를 키웠다. 인천뿐만아니라 서울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에게도 연락을 했다. 2회 동문전에서는 20여명이 마음을 보탰다.

“이 때 전동시절을 접고 연수동으로 캠퍼스를 이전했습니다. 10월26일 개교기념일에 즈음해 교내 세미나실에서 전시를 열었어요. 그리고 상당수 작품을 모교에 기증했습니다. 벽면 빈 공간을 우리작품으로 채우자고 했지요.”

모임 이름도 갖게됐다. 학교 배지의 클로바 색을 상징하는 ‘녹미회(綠美會)’로 지었다. 2003년까지 매년 개교일을 전후해 모교에서 동문전을 열었다. 임기를 마치고 다른학교로 전근을 가면서 동문전이 일시 중단된다. 나서서 이러저러한 일을 챙기는 이가 없는 것이 한 원인이었다.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커졌습니다. 총동창회 도움도 받고 작가들이 추렴을 해서 드디어 4년만에 열게 됐습니다.” 장소도 외부로 나왔다. 우리들만의 행사에 머물지말고 외부에 보여주자는 의지에서 였다. “역량있는 작가가 많아요.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와서 작품을 감상했으면 합니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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