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1-1로 비긴 무승부였지만, 더 이상 한국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함부로 볼 수 없는 강팀임을 확인 시켜준 경기였다.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최강 수준의 프랑스를 맞아 0-1로 리드를 당하는 상황에서 후반 종반 동점을 만들어 내고 경기종료까지 거세게 몰아치는 플레이를 한 점은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하다.

예상했던 대로 프랑스의 공격 중심에는 지네딘 지단이 있었다. 결정적인 킬 패스와 경기조율을 보여준 지단의 플레이에 초반 우리 미드필더들은 적잖게 당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토고전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초반 수비에 치중하며 안정 위주의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주전들의 노쇠화로 체력이 처지는 프랑스를 후반에 공략하겠다는 심사겠지만 축구에서 ‘최선의 공격은 최선의 방어’란 말이 정석이 될 수밖에 없다.

수비수가 너무 많다 보니 경기 초반 백패스 위주의 소극적인 플레이가 많았고, 원톱으로 나선 (조)재진이에게 간혹 공중 볼이 연결됐지만 도움을 줄 동료 선수가 없었다.

전반 8분에 내준 선취골은 (김)남일이의 발을 맞고 흐른 공이 공교롭게 득점기계 앙리에게 연결, 손쉬운 득점찬스를 만들어 주었을 뿐, 대체적으로 우리 수비라인은 지난 토고전 때보다 견고해 보였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구상대로 후반들어 우리는 압박 라인을 끌어올려 보다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반면 체력이 떨어진 프랑스는 후반 제대로 공격찬스를 잡지 못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구상이 적중한 듯 보였다. 후반 (박)지성이의 동점골에 다리를 놓은 (설)기현이의 투입시기도 적절했다.

그러나 남은 스위스전에는 프랑스와 다른 전술이 요구된다. 아트 사커 프랑스가 개인기 위주의 팀이라면 스위스는 조직력이 뛰어난 팀이다.

<독일 라이프치히=인천유나이티드FC 안종복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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