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산 ‘나무 위 시위’는 인천시민사회의 역량이 총집결된 것으로 평가를 받으면서 한국시민사회 운동사에서도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게 됐다.




(▲나무 위 시위 지원단으로 참여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3일 천막앞에서 환하게 웃고 웃고 있다. 좌로부터 인천녹색연합 한승우 사무처장, 생명평화기독연대 이진권 목사, 인천녹색연합 장진구 국장, 민노당 인천시당 박언주 선전국장, 박재성 인천희망21 집행위원장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이 과정에서 농성지원단으로 활동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것이 시위를 마치고 내려온 신정은 간사와 윤인중 목사의 평가다.▶관련기사 5면(관련기사보기)

농성지원단은 나무 위 시위가 시작된 지난 해 10월26일부터 시위 현장에서 텐트를 치고, 시위를 지원했다. 7개 단체에서 하루씩 돌아가며 음식물, 식수, 물수건 제공과 이른바 ‘불침번’을 선 것이다.

월∼일요일까지 24시간씩 인천환경운동연합, 생명평화기독연대·인천민중교회운동연합, 인천녹색연합, 인천연대, 인천참여자치연대, 민주노동당인천시당, 인천희망21 등이 요일별로 참여했다.

당일 오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1박2일로 농성장의 안전을 유지하는 게 이들 지원단의 과제. 이와 함께 등산객을 상대로 홍보활동, 서명운동, 방문자 안내 등도 이들의 몫이었다. 각 단체에서 차출(?)된 지원자수만 따져보더라도 주간에는 630명, 야간에는 420명 등 총 1천50명의 활동가들이 신 간사와 윤 목사 곁을 지킨 것이다.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는 롯데의 움직임에 이어 이들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까지 목상동 솔밭에 모이다보니 갖가지 에피소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2월에는 롯데측 관리인이 농성지원자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고, 찬성 측 주민들의 고함이나 욕설을 먹는 일도 다반사였다.

반면에 언론보도를 보고 먼 길을 찾는 이도 있었다. 방송을 보고 서울 상계동에서 떡을 한 박스 전달한 시민도 있었고, 강화 환경농민회에서는 쌀 한가마니를 가져오기도 했다. 취사가 안되는 탓에 이 쌀은 숲속 음악회 때 떡을 해 나눠 먹었다.

유진수 인천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은 “텐트안에서 서로 몸을 감싼 채 추운 겨울을 났고, 특히 이곳은 계양산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는 희망의 공간이었다”고 말했다.

박재성 인천희망21 집행위원장은 “정파를 초월한 시민단체들이 목상동에 모였고, 홍미영, 문병호, 우원식, 단병호 등 유력 정치인들까지 시위현장을 찾았는데, 인천시 수장은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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