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16일, 18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실시된다. 1년도 채 남지 않아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은 중앙 정치권의 긴박한 재편 움직임 속에서도 지역구 표심을 다지느라 어느 때보다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6월이면 범여권의 정계개편 협상이 윤곽을 드러내고 임시국회도 개회하면서 지역보다는 중앙에서 의정활동이 분주해질 것에 대비한 활동인 셈이다.

그러나 정치권 통합의 향방은 물론 일부 의원들의 경우 개인별 진로도 불투명한데다 12월 대선 결과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어 현재의 지역구 활동이 얼마만큼 가시적 성과를 가져올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A의원은 국회의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마련한 이달 중 해외일정 참석을 모두 취소했다. 국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 각 상임위 위원들의 업무관련 외유가 있지만, 이번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정치권이 개편의 와중에 있는 중요한 시기인데다, 그동안 다소 소홀했던 지역구를 챙기는 일에 전념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구 및 인천시 차원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 참석은 물론이고, 마무리짓지 못한 굵직한 지역현안을 17대 임기내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의원이) 5월을 아주 바쁘게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B의원은 지역구내 각 동 단위의 민원 챙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자칫 놓치기 쉬운 사소한 민원에서부터 다수가 연관된 집단민원까지 지역구 구석구석 현안을 파악하겠다는 의도다.

중앙 정치무대에서 활동이 활발해도, 지역민들의 경우 국회의원이 우리 지역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를 중요한 판단척도로 삼기에 지역문제 해결을 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고 이 의원실은 밝혔다.

국회 폐회중임에도 당직을 맡고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지역 행사에 자주 얼굴을 내밀지 못하는 C, D, E 의원 등은 보좌관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역 담당 보좌관과 긴밀히 연락을 취하며 이들에게 지역주민들의 각종 여론 수렴이나 현안파악 등의 업무를 맡기고 있다.

C 의원은 “내년 선거가 있기도 하고, 지역주민들이 해결을 요청하는 민원도 매우 많은데 당직을 맡고 있다보니 예전의 절반도 챙기지 못하고 있다”며 한정될 수밖에 없는 지역활동으로 총선에 영향을 받을까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F, D 의원 등은 국회의원회관에만 가끔 들를 뿐 지역에 주로 머물고 있다. 이들은 지역구를 돌며 의정보고회 형식의 간담회를 여는가 하면, 이전까지는 바쁜 일정상 참석을 보류하곤 했던 동 부녀회 단위 행사나, 노인정 방문, 바자회, 종교계 행사, 노인잔치 등에 자주 얼굴을 내밀고 있다.

지역활동 현장에 서면 늘 웃고 활기찬 표정의 국회의원들이지만, 대선을 앞두고 회오리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는 현 정치적 상황은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다.

여권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들이) 지역주민들을 만나면, ‘당신은 언제 탈당할거냐’ ‘탈당해서 어느 당으로 간다는데 정말이냐’는 등 난처한 질문을 많이 받아 곤혹스러운 상황이 될 때도 있다”며 “소속 정당이 언제 바뀌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보니 사실 요즈음의 지역구 활동은 뭔가 빠져있는 듯 허탈할 때가 있다”고 밝혔다.

손미경기자 mimi416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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