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산 골프장 건설에 반대해 목상동 소나무 숲에서 진행된 나무 위 시위가 210일만에 끝났다. 인천녹색연합 신정은 간사에 이어 155일간 시위를 벌인 윤인중(49) 평화교회 목사가 내려옴으로써 나무 위 시위는 일달락됐다.




(▲23일 나무 위 시위를 마치고 내려온 윤인중 목사가 시민위 관계자 등과 함께 골프장 반대 운동을 더욱 실천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하지만, 시민대책위는 인천시를 압박하는 등 투쟁의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힘으로써 계양산 롯데 골프장 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윤 목사가 나무위에서 내려온 23일 목상동 소나무 숲에는 그를 반기는 시민위 관계자 등 50여 명이 집결했다.

이날 오전 10시 류재성(인천목정평 회장) 목사가 주재한 예배가 끝나자 윤 목사는 비교적 건강한 차림으로 나무 위에서 내려왔다. 지상에 내려온 윤 목사는 “땅이 흔들린다”는 짧은 소감에 이어 “인천시민사회의 역량을 보였줬고 앞으로는 새로운 싸움이 전개될 것”이라며 기자회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환호와 박수 세례를 받은 윤목사는 ‘소나무 시위를 마치며 드리는 글’을 통해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과 안상수 인천시장에게 ‘골프장 건설 반대’를 호소했다.

윤 목사는 “계양산에 골프장을 세우려는 것은 인간의 무지와 탐욕이 빚어 낸 잘못된 계획”이라며 “롯데가 계양산을 인천시민의 품으로 돌려준다면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골프장 찬성 입장을 표명한 안상수 인천시장은 권한과 힘을 바로 사용하기를 간곡히 바란다”며 “목이 뻣뻣한 오만한 권력자를 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소나무 시위를 마치는 것이 계양산을 살리기 위한 활동의 끝이 아니며, 인천시민들과 함께 계양산을 막아내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성혜 인천희망21 대표는 “나무 위 시위는 골프장 반대 운동의 거점이고 전략의 캠프였다”며 시위의 의의를 정리한 후 “골프장 반대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한편, 시민위는 롯데의 골프장 사업 행정이 진행되는 6월∼7월 두 달간은 강도 높은 반대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안상수 인천시장 규탄투쟁과 ‘ANTI 롯데운동’을 강력하게 전개할 것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내셔널트러스트 등 인천시민의 참여를 통한 계양산 보전운동을 실행하고, 도시공원 및 수목원 조성 청원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나갈 계획이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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