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처음 태어날 때

나는 아무 것도 갖고 오지 않았었다.

살 만큼 살다가 이 지상의 호적에서

사라져 갈 때에도 빈손으로 갈 것이다.

그런데 살다 보니 이것저것 내 몫이 생기게 되었다.

몰론 일상에 소용되는 물건들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꼭 필요한 것들 만일까?

살펴볼수록 없어도 좋은 만한 것들도 적지 않다.

마음이 충만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남보다 적게 갖고 있으면서도

그 단순함 속에서 아무 부족함 없이

소박한 기쁨을 잃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청빈의 화신이다.

또 진정으로 삶을 살 줄 아는 사람이다.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법정 잠언집) / 류시화 엮음 / 조화로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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