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에 아늑한 분위기, 인터넷과 대형 화면까지”

인천지역에 단 하나뿐인 ‘어울림 카페’의 홍보문구다.

남구 주안동 번화가에 위치해 겉으로 보면 여느 카페와 다를 바가 없지만 이곳은 바로 정신지체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아주 특별한 장소다.

지난 2004년 10월 문을 연 ‘어울림 카페’는 인천시기독교사회복지관이 인천시로 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카페는 당초 시민들이 장애인들과 어울리며 편견을 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다. 또 장애인들이 다양한 취업기회를 얻기 위한 살아있는 훈련장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아침 9시 부터 밤 10시까지 9명의 장애인들은 찾아오는 손님들을 상대하며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커피, 주스 등은 2천5백 원에서 4천원, 출출할 때는 1천 원하는 토스트 하나면 그만이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장애인들의 모습을 보고 그냥 나가버리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의자에 앉더라도 분위기가 맞지 않는다며 돈만 놓고 나가는 사람들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기도 했다.

이제는 제법 단골손님도 생겼다지만 그래도 하루에 평균 손님 수는 고작 20여명, 매출도 하루 5만 원 정도다.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해 이것저것 장식도 해보고 장애인들이 길거리로 나서 500원 할인 쿠폰을 들고 홍보에 나서기도 했지만 결과는 썩 좋지는 않다. 대부분 사회복지 관계자들이 회의 차 방문하는 경우를 빼면 찾는 이가 거의 없어 서운함이 크다.

정신지체 2~3급인 장애인들이 손님들을 받기 위해서는 한 달 동안 반드시 훈련을 거쳐야 한다. 손님에게 인사하는 법, 주문을 받는 법 등 다양한 의사소통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때론 손님들의 돌발적인 요구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이것이 곧 이들에게는 살아있는 배움이다. 이런 결과, 지난해 ‘어울림 카페’에서 일을 배운 한 장애인이 한 패스트푸드점에 취직하는 보람도 맛볼 수 있었다.

정신지체장애 3급 김인원(23·여)씨는 “매일매일 친구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기쁘다”며 짧은 소감을 전했다.

백영기(43) 원장은 “카페를 찾는 시민들이 더욱 많아져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해소되기 바란다”며 “열심히 일하는 장애인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866-3270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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