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구의회가 갑자기 인천내항 8부두 친수공간과 관련해서 입을 다물고 있다. 친수공간을 조성하자는 주민여론의 확산을 주시하면서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최근 중구의회가 보여온 태도에 대해 실망하는 표정이다. 다른 지역 의원들도 현안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데 해당지역 의원들은 정작 모른 체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몸 사리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구의회는 지난 21일 제160회 임시회를 열었다. 2건의 결의안을 채택하고, 4건의 구세 조례안 개정안에 대해 의결하기 위해서였다.중구의회는 이날 오전 11시에 열린 임시회에서 인천내항 8부두 친수공간조성과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실용화 시범노선 유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로 의사일정을 잡았다.

하지만 이들 2건의 결의안 중 인천내항 8부두 친수공간조성 결의안은 쏙 빠졌다. 의원들이 임시회 개최를 불과 몇분 앞두고 논의한 결과 ‘없던 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10여 개의 상가번영회와 인천내항 주변 아파트 입주민들로 구성된 ‘인천내항 살리기 대책위원회’가 23일 한중문화관에서 여는 발대식을 지켜본 뒤 결의안을 채택하는 편이 낫다는 게 의원들의 중론이었다. 이에 따라 중구의회는 오는 25일쯤 인천내항 8부두 조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하지만 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주민들은 중구의회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중구의회가 결의안을 채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구의회는 23일 인천내항 살리기 대책위의 발대식이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임시회에서 결의안을 채택했어야 시기적으로 맞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운동차원으로 확산되고 있는 인천내항 8부두 친수공간 조성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마땅히 채택한 결의안을 발표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중구의회가 인천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의 눈치를 살피는 게 아니냐며 비난했다.

지역구를 동구에 둔 한 시의원은 스스로 발대식 참석의사를 밝히고 8부두 친수공간 조성의 당위성에 대해 열변을 토하겠다는 데 중구지역의 구의원과 시의원은 팔짱만 끼고 있다며 실망감을 그대로 내비쳤다.

대책위는 20년동안 고철하역으로 주민들에게 분진과 소음 피해를 준 8부두에 고철과 별반 다를 게 없는 화물이 들어오는데도 중구의회가 입을 다물고 있는 자체가 구민들을 환경피해로 내모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박정환기자 hi21@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