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이요?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책을 선물해 주세요.”

인천시 연수구 연수중학교 학생들이 말하는 스승의 날은 의미가 다른 학교와는 조금 다르다.



스승의 은혜에 감사의 뜻으로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꽃을 달아드리거나 마음을 담은 편지를 드리기도 하는 모습은 여느 학교와 다르지 않지만 연수중은 스승의 날에 교사가 학생들에게 책을 선물하는 시간이 따로 마련돼 있다.

15일 연수중학교 스승의 날 행사에서 연수중 48명의 교사들은 ‘제자사랑, 좋은 책 선물하기’ 행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67권의 책을 선물했다.

먼저 교사들이 책을 구입해 읽은 뒤 책 안쪽에 짤막한 격려의 글을 적어 보내면 책을 받은 학생들은 책을 읽고 난 뒤, 다른 친구들과 돌려 보며 간단한 감상문을 적게 돼 있다.

읽는 기간은 1주일 정도지만 아무리 취지가 좋은 것이라도 강요에 의해 이뤄지는 것은 생명력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교사와 학생이 모두 자발적으로 즐겁게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제자에 대한 애정이 책을 통해 모든 학생들에게 전달된다는 의미를 지닌 ‘제자사랑, 좋은 책 선물하기’는 구법회 교장이 부임한 이후 2005년부터 3년 동안 꾸준히 진행돼 오고 있다.

연수중은 아침 8시30분부터 9시까지 독서시간을 통해 교사들과 학생들이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을 가져왔으며 학급마다 학생 수 만큼의 학급문고를 두고 일정기간 동안 책을 읽은 뒤 옆 반과 돌려보는 것은 연수중의 전통이 됐다.

지난 2005년에는 인천독서교육대상을 수상하기도 하는 등 구 교장의 책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 속에 어렸을 때 부터 독서의 즐거움을 깨우쳐 주겠다는 교사들의 의지와 이를 잘 따라주고 있는 학생들이 어우러져 연수중학교 만의 독특한 교육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스승의 날에 오히려 제자사랑을 책 선물을 통해 또다른 모습으로 실천하는 선생님들과 그 뜻을 이해하고 열심히 동참하는 학생들에서 연수중은 교과서 내용만이 교육의 전부가 아님을 깨우쳐 주고 있다.

구 교장은 “학생들에게 좋은 책을 고를 수 있는 능력과 책 읽는 즐거움을 알려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교육이다”며 “교사 스스로도 책을 보며 좋은 책 선정에 대해 고심하게 되고 학생들은 좋은 책을 통해 독서의 즐거움을 깨우치는 것이 이번 행사의 목적이다”고 말했다.

김요한기자 yohan@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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