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 마라토너로 잘 알려진 김영아(33·외환은행 홍보팀)씨의 인기는 이번 인천상륙작전기념마라톤대회에서도 단연 최고였다.



마라톤 출발에 앞서 진행된 스트레칭을 위해 김영아씨가 단상에 오르자 3천여명의 참가자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하프 반환점을 돌때도 1위 이정숙씨보다, 오히려 그를 바짝 뒤쫓는 김씨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그의 인터넷 팬 클럽 모임 ‘1004(천사)클럽’에만 무려 2천500여명이 가입해 있을 정도. ‘얼짱’, ‘효녀’ 등 마라토너들 사이에서는 어느 유명 연예인 부럽지 않다.

그는 2002년 외환은행에 입사하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금융노조가 어버이날 개최한 체육대회에 참가, 마라톤 1등을 한 것이 계기가 됐는데, 상금을 타 어머니께 선물을 하고 싶다던 마음에 열심히 뛴 것이 덜컥 우승까지 해 버렸다.

이후 하루 4~5시간 열심히 달려, 각종 대회 상위권에 입상할 수준에 올랐다. 그 만큼 그의 인기도 올라섰다. 특히 아픈 어머니(이명세·66)를 위하는 김씨의 갸륵한 마음이 알려지면서 효녀 마라토너로 인기를 더했다.

“편찮으시던 어머니도 많이 좋아지셨어요. 주위 분들의 격려가 힘이 됐죠. 속상한 일이 있어도 달리면 다 풀려요. 마라톤을 하면서 좋은 일만 생겼습니다.”

김씨는 올해 경향 서울 마라톤 대회에서 자신의 신기록(2시간55분06초)을 세우며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정숙씨에 이어 두번째(1시간24분24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래도 마냥 좋은 듯 했다.

“언니(이정숙씨)가 워낙 잘 뛰잖아요. 그래도 이번에는 15㎞까지 그림자를 보면서 뛰었어요. 언니가 뒤돌아본다는게 너무 좋았죠.”
그는 올해만 15차례 대회에 출전했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각종 마라톤 대회마다 경쟁적으로 그를 초청할 정도다.

아직 미혼인 김씨는 “달리는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사람과 만나고 싶다”며 “하지만 아직 어머니 건강이 완쾌된 것이 아니라 (결혼할)때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희기자 juhee@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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