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환경단체들, 한국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 ‘환영과 아쉬움’ 메시지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한 한국 갯벌 중 전남 신안군 갯벌의 모습. ⓒ신안군청

 

지난 26일 유네스코가 한국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함에 인천의 환경관련 단체들이 환영을 표시하는 동시에 인천 갯벌이 이에 포함되도록 시가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등은 27일 공식 성명을 내고 “한국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우리나라 두 번째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환영하면서도, 인천갯벌이 함께 등재되지 못한 아쉬움 또한 크다”고 밝혔다.

26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5개 지방자치단체(전남 신안-보성-순천, 전북 고창, 충남 서천)에 걸쳐 있는 한국 갯벌을 세계유산 가운데 자연유산으로 등재했다.

이로써 이 일대의 갯벌은 우리나라 15번째 세계유산이며 자연유산으로는 제주에 이어 두 번째 쾌거로 기록됐다.

지난 5월 세계자연보전연맹이 갯벌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신안 갯벌 외에는 범위가 넓지 않은데다 완충지대도 없다는 점을 들어 반려 권고가 있었지만 세계유산위원회가 21개국 만장일치로 등재를 결정한 것이어서 의미가 더 깊다.

특히 신안군의 경우 해당 등재를 자신들이 이끌어낸 것으로 확인되자 분위기가 한껏 고무돼 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그간 람사스습지 지정(송도갯벌) 등의 성과가 있었던 인천 갯벌은 이 범위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갯벌의 세계자연유산등재를 결정하면서 2025년까지 핵심지역을 확대하겠다는 의사가 있었다.

이에 문화재청과 해양수산부는 인천 등 핵심 지역의 갯벌의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데 여기엔 인천도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인천녹색연합은 “시가 참여 의사를 밝힌 만큼 조사, 연구 모니터링과 주민의견 수렴 과정, 보호지역 발굴 및 지정 등을 철저하게 준비하는 등 이제라도 세계자연유산 한국갯벌에 인천 갯벌이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 갯벌 면적의 30%를 차지하는 인천 갯벌은 생태학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멸종위기 조류의 주요 서식지로, 저어새의 80~90%에 달하는 개체가 번식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는 국제철새기구인 동아시아-대양주철새이동경로파트너쉽(EAAFP)사무국과 국가철새연구센터가 인천에 위치한 이유이기도 하다.

송도갯벌습지보호지역은 현재 국제람사르협약에 의한 람사르습지로 지정돼 있고, EAAF사이트로 지정되어 홍콩 마이포습지와 자매결연을 맺기도 했다.

또 강화갯벌은 천연기념물로, 장봉도와 대이작도는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영종도 등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진 않았으나 생태적 가치가 우수한 갯벌 또한 꽤 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한국의 갯벌 완성을 위해서는 인천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2단계 확대 참여가 필수적인데, 행정뿐만 아니라 전문가와 지역주민, 시민단체와 국제기구가 뜻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역시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환영과 아쉬움의 메시지를 함께 전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자신들의 성명을 통해 “서해의 갯벌이 가지는 생태적 다양성을 인정받은 것”이라면서도 “지난 2019년 이 네 지역이 갯벌을 공동으로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재하려고 했을 때 한국 갯벌 면적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인천광역시가 함께 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유네스코의 인정에는 세계자연보존연맹의 의견을 받아들여 한국 갯벌의 미지정 지역에 대한 유네스코자연유산 등재 노력을 조건으로 4년 후에 다시 심의하기로 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시 등의 노력 여하에 따라 한국 갯벌이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서의 지위를 계속 갖느냐의 여부가 달려 있다는 것이 인천환경운동연합의 의견이다.

이들은 “더 나아가 인천이 갖는 남북한의 접경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남북의 평화적 교류의 교두보라는 지역적 특성, 그리고 저어새가 남북의 갯벌을 오가며 서식하는 생태적 특성을 더해 남북 갯벌의 유네스코 자연유산 동시 등재를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면 이를 계기로 막혀있는 남북 소통의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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