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선발은 '외인' 르위키... 모기업 간 신경전까지 재미 더해

프로야구 개막전을 예매하는 인터파크. (인터파크 사이트 갈무리)

 

인천을 비롯해 전국 5개 프로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의 개막전이 열린다. 올해부터 신세계그룹이 운영하게 된 인천 연고 팀 SSG 랜더스는 재밌게도 ‘유통업계 라이벌’ 롯데 자이언츠와 인천서 개막전을 갖는다.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개막전으로 2021 시즌을 시작한다.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번 시즌의 공식 개막전을 두산-KIA의 잠실경기로 정했지만, 경기가 열리는 인천서도 사실상 프로야구가 개막하는 셈이다.

특히 SSG로서는 이번 시즌 시작을 ‘홈 개막전’으로 치르는 만큼 그 의미가 크다.

SSG는 개막전 선발 투수로 용병 아티 르위키(29)를 낙점했다. 당초 윌머 폰트(31)를 예정하고 있었으나 최근 폰트가 연습경기 및 훈련 일정 등을 소화하던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서 르위키가 자릴 대신하게 됐다.

개막전 경기가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선발로 댄 스트레일리(33)를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해 15승 4패 방어율 2.50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던 선수다.

특히 지난해 스트레일리의 기록 중 방어율은 전체 2위, 탈삼진은 무려 205개로 전체 1위였다. 르위키로서는 쉽지 않은 대결이다.

공교롭게도 SSG와 롯데는 개막전을 치르기 전 모기업 간 신경전이 벌어지는 듯한 그림을 그리면서, 더욱 흥미로운 상황들을 연출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30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음성 기반 SNS인 클럽하우스를 통해 “올해 구단의 목표가 우승”이라며 “걔네(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는 등의 상당히 도발적인 멘트를 했다.

정 부회장의 발언이 있던 그날, 롯데마트는 롯데 자이언츠의 승리 기원 의미로 1천억 원 규모의 연중 최대 할인 행사를 예고했고 “야구도 유통도 한판 붙자”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다분히 SSG를 의식한 행로라고 할 수 있었다.

또 롯데온은 “원정 가서 ‘쓰윽’ 이기고 ‘ON’”이라는 홍보문구를 내놓기도 했다.

정 부회장이 클럽하우스에서 “롯데가 본업(유통)과 야구단을 잘 연결하지 못하는 것 같다”등의 멘트로 롯데를 도발한 것이 제대로 먹혔다는 게 쇼핑업계 일각의 의견이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8.8%나 하락(약 16조 원)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19%나 하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한데다, 롯데 자이언츠의 최근 2년 간 성적 역시 10위(꼴찌)와 7위 등 신통치 않았기 때문에 롯데가 개막전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하려 한다는 의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SSG도 SK와이번스 시절의 지난해 성적이 절망적(9위)이었던 데다 최근 시범경기 성적이 부진했기 때문에 개막전 승리로 구단 자존심을 찾자는 의견도 있기는 하다.

따라서 개막전에서 누가 이기든 SSG와 롯데 둘 다 일종의 ‘이슈 효과’는 상당히 거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인천 야구팬들은 경기 내·외적으로 상당한 스토리텔링을 갖고 개막전을 보게 돼 한층 재미를 더하게 됐다.

인천 야구팬인 김모씨(35, 미추홀구)는 “인천에서 홈 개막전이 열리는 걸 비롯해 여러 외적인 부분들까지 재밌고 묘한 상황들이 있다는 걸 잘 안다”면서 “개막전 티켓을 예매했다, 흥미로운 경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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