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끼리 만나는 일에도 이런 절제가 있어야 한다. 행복이란 말 자체가 사랑이란 표현처럼 범속한 것으로 전락한 세상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행복이란 가슴속에 사랑을 채움으로써 오고, 신뢰와 희망으로부터 오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데서 움이 튼다.

혹시 이런 경험은 있는가. 텃밭에서 이슬이 내려앉은 애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한테 따서 보내주고 싶은 그런 생각을 한 적이.또는,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 있는 들꽃과 마주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레임을 친구에게 전해 주고 싶었던그런 경험은 없는가?

혼자서 살아온 사람은 평소에도 그렇지만 남은 세월이 다할 때까지 자기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늙어서 자기 자신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면 그 인생이 초라하게 마련이다.

꽃처럼 새롭게 피어나는 것은 젊음만이 아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한결같이 자신의 삶을 가꾸고 관리한다면 날마다 새롭게 피어날 수 있다. 화사한 봄의 꽃도 좋지만 늦가을 서리가 내릴 무렵에 피는 국화의 향가는 그 어느 꽃보다도 귀하다.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법정 잠언집) / 류시화 엮음 / 조화로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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