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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재정착 난민 청소년, 한국생활 적응을 시로 표현하다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이진경

늦가을, 어린 시절 시화전에 참여한 일이 떠오른다. 전인교육의 장 속에서 재능 발휘, 감정 표현, 또래 협력 등 배우고 익혀서 발표했던 교육 효과에 대한 추억이다.

어린 정서였지만 짧은 시적 문장 마다 참 많은 고민의 흔적을 담아 표현했던 일, 그림까지 그려 넣고 시화 전시회를 열었을 때, 누군가 나의 시를 감명 깊게 감상해 주기를 바라는 설렘 앞에서 꼬마 시인의 역할을 발휘했던 기회였다.

조선 후기, 문신이며 실학자, 시인, 철학자, 과학자, 공학자였던 다산 정약용은 시 쓰기에 대해 사물을 본뜨고 정서를 묘사하는 미묘한 일들은 웬만큼 수련하면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그러나 좋은 시를 쓴다는 것은 쉽지 않아 그 어려움으로 첫째 자연스러움, 둘째 깨끗한 여운을 남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시의 지침에서 단연 떠오르는 것은 아이들의 시이다. 지난 주말 어울림이끌림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재정착 난민 청소년들의 시화 전시회가 열렸다. 재정착 난민 청소년들에게 한국생활과 학업적응을 위한 한국어교육의 일환이었던 시 창작 교육으로 적응 과정에서 느끼는 생각들을 담아낸 시화전이었다. 

재정착 난민이란 일반 난민과는 다른 개념이다. 재정착 난민은 이미 해외 난민캠프에서 생활하다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제3국으로의 영구 이주를 희망하는 난민을 뜻한다. 이들이 이주를 원하면 유엔난민기구(UNHCR)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심사 후 수용하는 방식인데, 한국사회는 미얀마 가족 단위의 재정착 난민을 2015년 처음으로 수용했다. 

법무부 자료에 의하면 미얀마 출신 재정착 난민들은 2015년 22명(4가구), 2016년 34명(7가구), 2017년 30명(5가구), 2018년 26명(8가구)이며 이들 가족 중 초·중·고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면서 낸 작품들을 전시한 행사이다.

그 중, ‘요즘’이란 주제의 시에서는 고향친구들에 대한 그리운 마음을 담았고, ‘너는 참 좋더라’에서는 정말로 좋고 항상 내편은 너뿐! 이라고 표현했다. ‘그 사랑’ 주제에서는 왜, 왜, 나는 여친이 없을까? 라고 묻는 평범한 청소년의 마음이 솔직하다. 또한 ‘네 그늘이 되어 줄께’ 에서는 자신이 나무가 돼 줄 테니 친구들이 힘들 땐, 나무 그늘 밑에서 쉬어가라는 마음을 담아냈다. 그 외, 다수의 작품마다 한국생활 적응의 정서들이 자연스럽게 여운을 남기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시 창작은 언어지식과 정서 순화까지 집약된 활동이 될 수 있으며, 소통 방법의 다양성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시의 치유 기능에 주목하는 연구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큰 의미는 학교 또래 친구들과 선후배 사이에서 이주 학생들의 생각이나 취향에 대한 존중이 전파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계기로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살아가는 한국사회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한국어 교육에 대한 좋은 방법 중 하나인 시화 전시회의 활성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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