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민중들 삶의 애환이 담긴 살사를 매개로 문화향유에 대한 담론을 풀어내려는 ‘의외적’인 전시 한편이 있다. 문화향유 과정에서 벌어지는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자는 기획의도를 내걸었다.

주인공은 회화와 음악, 춤, 설치 등 장르를 넘나드는 최윤실 작가. 스페이스 빔 ‘작가활동지원 선정 전시’ 세번째 주자다.

“기성세대는 신세대 놀이문화에 대해 접하지 않은 낯설음을 이유로 편견을 갖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의 소재로 살사를 골랐습니다. 살사는 삶이 고단한 민중들이 만든 문화입니다. 그런데 민중들의 삶을 논하고 고민한다는 자들은 공공연히 살사를 경시합니다. 계도의 눈으로 바라보며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문화에 대해 폄하하길 서슴지 않는 거죠. 이에 대한 이의제기를 하고자 했습니다.” 작가는 전시주제를 설명한다.

타이틀이 ‘쁘에블로(Pueblo, 민중) Bar’다. 민중이라는 이름의 살사 바를 열겠다는 것.
“살사를 즐기는 사람을 모델로 작업을 했습니다. 살사를 향유하는 이들을 통해 어떤 문화인가를 보여주고 싶었죠. 체게바라와 같은 정치가가 위대한 만큼 애환을 달랬던 민중들의 삶, 문화 자체 또한 위대하기 때문입니다. 화두는 문화를 즐긴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 지 함께 생각해보는 겁니다.”

바에서는 살사음악을 들려주고 악기를 전시한다. 살사 동호회가 퍼포먼스 형식의 춤을 선보이기도 한다. 작가가 그동안 모아온 자료들을 내놓고 바를 찾은 이들과 이야기 나누는 대화시간도 갖는다. 문화향유인의 삶을 예찬하는 영상작품도 준비했다. 민중들의 삶의 지형을 만들어내는 정치가 모습도 전시 품목에 넣었다.

“내 인생에 영향을 준 쿠바의 뮤지션 ‘브에나 비스따 소시얼 클럽’을 만날 수 있는 DVD상영도 있습니다. 2001년 우리나라에 살사 붐을 일으킨 주인공들이죠. 깊이 있는 음악을 하는 팀입니다.”
하나 더, 초보자를 위한 살사 강습도 연다. 전시를 오후 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여는 것도 일상적이지 않다.

15일 오후 8시 오프닝 행사 ‘살사파티’에서 출발, 28일까지 남동구 구월동 스페이스 빔 전시실에서 판을 벌인다. ☎(032)422-8630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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