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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문화별 산후조리에 대한 상호이해가 필요하다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이진경

인구 절벽이 현실로 다가왔다고 한다. 통계청의 올 6월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2분기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84명으로 전체 분기를 통틀어 역대 최저 기록이 그 심각성이다.

거기다 다문화 가정도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6년 연속 출생아수가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국제결혼이 감소한 영향도 있을 테지만 작년 결혼이주여성의 평균 출산 연령이 처음으로 30.4세로 나타나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 31.9세와의 차이를 좁혔다. 한국사회처럼 늦게 결혼하고 늦게 출산하는 풍조와 비슷해지는 경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구절벽시대에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까지 일상생활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중에 장을 보다 만난 선배는 중국인 며느리가 손자를 출산했다며 행복한 소식을 전한다. 

산후조리원에서 2주를 지내고 중국인 며느리가 집으로 왔으니 산모에게 필요한 음식이 고민이라고 했다. 미역국은 그나마 잘 먹으니 다행이지만 모국의 음식을 그리워하는 눈치인데 우리는 그 맛을 모르지 않느냐며 중국 식품 재료가 있다한들 난감할 뿐이라고 한다.

그렇게 난감함은 이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년 기준 13만 2391명의 결혼이주여성들 사례다. 한국여성들이 입덧 시, 김치를 먹으면 가라앉는다는 예가 있듯이 어느 베트남 여성은 한국 쌀이 아닌 안남미 쌀만을 먹어야 했다고 한다. 

캄보디아 여성은 이상해서 못 먹었던 미역국이 출산 후, 하도 많이 먹다보니 좋아지더라고 웃는다. 아프리카 출신의 여성은 미역국이 아닌 옥수수로 만든 단백 했던 빵이 그렇게 먹고 싶었다고 한다. 

이들이 겪는 일에 다문화경험이 전무했던 한국사회의 가족들은 문화별 산후조리에 대한 생각을 할 수가 있었겠는가? 서구권 나라 중에 산모와 아기에 대한 건강을 국가 주도적으로 사회에서 책임을 지는 것과 달리 한국사회는 출산 후 산후 조리를 친정, 시어머니, 가족 구성원의 긴밀한 지지와 협조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결혼이주여성들이 겪는 입덧이나 출산 전·후의 그들 모국 문화에 대한 인정과 공감을 못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게다.

현재도 역시 다양한 출산 문화, 음식문화, 풍습 등에 대한 이해와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산모가 출산 전·후 영양섭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산모와 아기의 건강 악화를 불러오기도 하고 산후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점에서 알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한 출산과 관련한 상호문화이해가 필요한 이유라고 본다.

상호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예로 한국여성이 튀니지 병원에서 분만했던 사례다. 청결을 위해 간호사가 샤워를 권하는데 그녀의 친정엄마는 산후 몸조리는 절대 샤워를 하면 안 된다고 고집을 부려 간호사들을 당황케 했다고 한다. 

병원 밥 대신 미역국을 끓여 먹게 하니 간호사들은 웃으며 수군거렸단다. 그래도 눈 하나 깜짝 안하고 3일 내내 이역만리 타국 병원에서의 한국인 산후조리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미역국이었다. 

이와 같이 여성의 출산 문화적 신념과 체질에 적합한 산후 조리방법에 대해서는 다문화사회의 상호문화에 대한 이해가 빠를수록 갈등의 여지가 덜 할 것이다. 

한국의 미역국처럼 중국은 돼지 간, 해삼, 팥죽, 닭고기 등 다양하게 먹고, 베트남에서는 닭고기와 생선비린내가 나는 해산물은 알레르기를 유발한다거나 국물을 마시면 나이 들어 화장실을 자주가게 된다고 생각해 금기한다. 

캄보디아에서는 약술을 한잔 정도 매일 마시고 태국에서는 채소와 밥 외의 음식은 산모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믿어 금기한다. 이렇듯 다양한 출산 전·후의 상황을 계속 개인적인 일로 치부한다면, 출산률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고, 인구 재생산이라는 측면에서 출산의 부담을 유럽국가들처럼 사회가 함께 나누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가족의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는 부담은 줄어들 것이고 출산의 체질적 차이도 결국 문화의 차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존중해 수준 높은 다문화수용성의 사회에서 인구절벽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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