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내항에서 20여년동안 되풀이 했던 악순환의 사슬을 끊는 움직임의 시작입니다.” 신병우(55·사진) 인천항8부두국제여객터미널대책위원장이 26일 연 인천항 8부두 친수공간조성 촉구집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가 진단하고 있는 인천 내항, 특히 8부두의 병폐는 부두운영의 사유화이다. 벌크화물의 주요 수·출입항인 인천항이 지역이나 국가 경제에 기여한 사실을 그는 부인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인천항을 통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도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그가 더 주목하는 것은 부두운영에 따른 주민피해의 치유다. 20년동안 고철을 하역해왔던 8부두로 인근 주민들은 숱한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주민들은 한 여름 찌는 듯한 더위에도 창문을 열지 못했다. 흰색의 셔츠는 집 밖의 빨랫줄에 널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시도때도 없이 날아오는 날림먼지 때문이었다.

화물트럭이 하루 350여대가 왔다갔다 하는 인천 내항 8부두 주변은 마지못해 살아가는 곳으로 얕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사람들이 자꾸 빠져 나가 상권이라고 말하기조차 낯간지러운 구도심권로의 쇄락을 부채질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피해를 보고있는 주민들의 상처를 보듬으려는 노력들이 ‘과연 있었는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왔다. 하지만 그 때마다 얻은 답은 ‘없었다’였다.

그는 20여년 동안 고철부두의 운영으로 피해 본 주민들에게 보상도 없이 또 다시 잡화부두로 재계약을 하려는 항만공사와 하역업체의 움직임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그는 8부두를 공해 없는 곳으로 재단장할 때 오는 긍정적인 효과를 여태껏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골고루 나눠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월미도에서 차이나타운을 거쳐 신포동까지 상권을 새롭게 살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8부두의 친수공간 조성이 주민들에게 이익이 된다면 참여세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인천항으로 피해보는 동구와 남구 주민들까지 8부두친수공간 추진운동에 참여토록 할 계획이다.

박정환기자 hi21@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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