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업단지, 정작 이주가 시급한 업체들에는 그림의 떡이죠. 조성 본래의 목적이 무엇인지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지난 2월27일 취임한 손대업(50) (사)서구중소기업경영자협의회장은 검단산업단지(이하 검단산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도 그럴 것이 애초 검단산단의 조성 목표가 구획정리개발사업으로 인해 쫓겨나갈 처지에 놓여있던 검단지역 중소기업들의 이주대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아가는 상황은 정작 대상 기업들에게는 유리하지 않아 여기저기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분양가가 220만원에서 250만 원 정도에다가 1천 평 단위로 나뉘니 땅값만 20억 원이 넘습니다. 게다가 부지도 협소해 400개 업체만 입주가 가능해 검단 등록업체 2천500개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미등록 업체까지 포함 5천개 기업들은 땅값과 건물 값까지 30억 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사실. 결국 타 지역 업체들의 희망만 돼주고 있는 꼴이라고 손 회장은 지적했다.

“남동공단 땅값이 평당 500~600만원을 호가하는 상황에서 분양가 200만 원 대는 다른 지역 기업들에게는 헐값이나 다름없겠죠. 향후 가격 상승기대까지 더해지다 보니 남동산단이나 부천지역 업체들이 오히려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조성명분에 맞지 않는 형편이죠.”

그는 취임과 동시에 50인들로 구성된 검단산단 연구모임을 만들었다. 각계각층의 의견을 담아 산단의 올바른 방향을 토론해 제안하자는 것이다. 통일된 의견은 건설교통부나 재정경제부, 환경부 등에 요구할 계획이다.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는 검단산단은 땅값 상승만 부추긴 채 기업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겁니다. 일괄적으로 한꺼번에 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 장기저리의 임대형식으로 진행돼야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겠죠.”

개성공단과 항만, 공항 등의 연결이 용이한 검단산단은 서해안 시대를 이끌어갈 핵심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손 회장의 믿음이다. 인천시와 김포시가 영역의 한계를 버리고 수도권 업체들의 경기 활성화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능성이 풍부한 검단산단에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그러나 산단의 제역할은 고려하지 못한 채 가격 상승 기대만을 노리는 기업들의 투기장으로 변질되지 않기 위해 나서야 할 겁니다.”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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