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이 지역문화 토론의 장으로 마련한 첫번째 '수다포럼'이 지난 9일 열렸다. '인천의 문화환경을 말한다'를 주제로 기획된 '수다포럼'은 매월 1차례씩 11월까지 연속기획으로 열리며 이후로도 연례기획으로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인천 문화와 관련한 이번 연속 포럼을 보면서, 거듭 우리사회에서 토론 문화의 중요성을 되새겨본다. 그리고 각종 토론회의 '생산성'의 문제를 생각해 본다.

오랜 기간 우리는 대립과 갈등으로 사회적 에너지를 소모시켜온 반면 계층간, 세대간, 지역간 소통과 화합, 그리고 '참여하고 함께 이뤄내는' 협력의 문화는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

인천광역시란 대도시는 특히나 타지역과 비교해도 지역 현안이나 도시정책에 대해 '중심 여론'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해 정책의 일관성이나 책임성이 뒤떨어지고, 결과적으로 도시의 발전이나 정체성을 정립해가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역의 여론 형성이라는 것이 지연이나 학연, 혈연 등으로 얽힌 토착세력이나 특정 실력자의 목소리가 힘을 발휘하여 그대로 '대세'로 굳어지는 것을 말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수도와 인접한 인천은 유입인구가 갑자기 늘고 도시가 급팽창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으며 '인물'도 부족하고 이렇다할 힘있는 세력을 내세울 수 없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이런 이유로 발전적인 시민적 여론의 형성과 도시문화의 창출을 위한 여건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시민 사회의 노력이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십수년 사이 활발해진 크고 작은 토론회와 포럼, 세미나 등의 생산성에 주목하는 것이다. 토론회는 요즘 지역 각계에서 자주 열려 그 자체는 하나의 도시문화가 되었다. 그러나 그 내용이 정책에 반영되거나 대안을 갖고 시민적 공감대를 넓혀가는 토론회의 본질을 생각할 때, 부족함이 많다. 이제 우리 인천의 토론문화를 성숙시켜 각 현안에 대해 실질적인 의견을 모아 여론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노력할 때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토론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대개의 토론회는 지역의 중요하고 시의성 있는 현안을 내놓는다. 강건너 불이 아닌, 충분히 참여하고 토론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토론회는 토론에 그쳐서는 안된다. 토론회는 보다 나은 미래을 위해 의견을 모아보기 위해 여는 것이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생각이 다른 점을 좁혀가고 때론 타협도 모색해 공감대를 확대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선은 포럼이나 토론회에 정책 당국자를 포함하여 각계 전문가와 시민들이 스스로 참여하여 견해와 소신을 밝히고 다른 사람들의 견해도 들어야 한다. 토론회가 주최측의 행사치레를 위한 토론회가 된다면, 또 하나의 사회적 에너지 소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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