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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저출산 시리즈 (33)- 인구가 감소하면 살기 좋아질까?김민식 인천신문 저출산문제연구소장

네팔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일을 한다. 요리도 하고 염소도 키우고 농사도 짓는다. 자녀도 가르치고 등산객 짐도 나르고 집도 짓는다. 다양하고 많은 일을 하는데 1인당 GDP는 $700에 지나지 않는다. 

조선시대 사람들도 많은 다양한 일을 했다. 농사짓고 소도 키우고 집도 직접 지었다. 매년 집수리도 하고 바느질해 옷도 만들어 입고 짚신도 만들어 신었다. 

매일 물을 길어 왔으며 자신의 집을 도둑으로부터 지키는 일도 했다. 시장에 가서 정보 수집도 하고 마을 길 정비, 우물 정비, 가축 도축 등도 했다. 다른 사람에게 위탁하는 일은 거의 없고 필요한 일 대부분을 직접 했다. 

이와 같이 많은 다양한 일을 했으나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을 정도로 가난했다. 반면에 현재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가지 일만 한다. 

간호사는 간호하는 일, 의사는 병치료하는 일, 연구원은 자신의 분야에 대해 탐구하는 일, 운전사는 운전하는 일만 한다. 집을 짓지 않으며 소를 키우지도 않는다. 옷을 직접 만들어 입지 않으며 요리조차 하지 않고 외식을 하거나 간편식을 사먹는다. 

이와 같이 한가지 일 밖에 하지 않는데 네팔사람들보다 40배 이상 소득이 높다. 전세계 누구든지 하나의 일만 하는 사람은 대부분 소득이 높으며 많은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가난하다.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물건의 생산 또는 서비스에 특화하면 사회의 총생산량은 증가한다. 이렇게 증가한 총생산량은 모든 사람들을 더 잘 살게 해 줄 수 있다. 

비교우위의 분야에 특화하고 거래를 하면 모든 사람들이 이득을 보게 된다. 거래는 사람들을 각자 비교우위를 지닌 활동에 특화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이득을 보게 된다. 이와 같은 원리에 의해 분업화되고 거래가 활발할수록 잘살게 된다.

그런데 인구가 감소하면 우리를 잘살게 해주는 분업화와 거래가 감소한다. 수요와 공급도 모두 감소한다. 공급이 감소해 가격은 상승하며 소비자는 더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한다. 

상품과 서비스의 질도 하락한다. 극단적으로 인구가 감소해 지구상에 한 명만 남게 된다면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한다. 집도 짓고 농사도 짓고 맹수와 싸우기도 하고 전염병도 혼자 퇴치해야 한다. 

사냥도 해야 하고 요리도 해야 한다. 모든 것의 질이 떨어지고 결국에는 가난해지고 고난의 길을 걷게 된다. 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고난의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신도림역에서 2호선을 타는 사람과 9호선 지하철을 타는 사람은 서울에 사람이 많고 복잡해서 인구가 감소하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산골 또는 농촌에서 몇 달 살아보기 바란다. 

좋은 점도 많지만 교통이 불편해 외출이 어렵고 병원을 이용하기도 어렵다. 가게가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상품도 얼마 없다. 식당도 가까이 없어 불편하다.

땅은 넓은데 인구가 적은 캐나다의 경우에도 식료품과 휘발유, 공산품 등의 상품은 저렴하지만 외식비, 자동차보험, 집세, 보육료, 비보험진료, 택시 등의 교통 서비스 가격은 우리나라 보다 몇 배 이상 비싸고 서비스의 질도 낮다. 

A/S를 신청하면 1주일 이상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고, 병원 진료를 받으려면 수 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관공서의 일처리도 정말 느리다. 

상품은 수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제시세와 비슷하지만 인구가 적으면 서비스의 가격은 올라가고 질은 하락한다. 세금도 많아진다. 인구가 감소하면 비용은 증가하는데 서비스의 질은 하락하여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이용하고 누리는 버스, 병원, 가게, 교육, 음식, 음악, 안전, 경제적 풍요, 일자리, 여행, 지식 등의 모든 것은 다른 사람이 제공해주는 것이며, 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그런 모든 것이 사라져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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