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도 중요하지만 인천공항에 취항하고 있는 소외받고 조그마한 외국항공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1일 인천공항 항공사운영위원회(AOC) 위원장으로 선출된 홍콩의 캐세이퍼시픽항공 김선기 인천공항 지점장(52·이사)은 인천공항에 취항하고 있는 60여개의 국·내 항공사들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에 취항하고 있는 대부분의 항공사 지점장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 출신이지만 김 위원장은 지난 1978년 외국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항공에 입사한 뒤 줄곧 인사·총무이사, 여객 판매부이사, 화물 운송부 이사 등 항공 요직을 거쳐 지난해 10월 인천공항 지점장에 부임했다.

그는 대다수 다른 항공사 지점장들로 부터 AOC 회장으로 추천받았으나 꼭 투명한 절차를 거쳐 선정돼야 한다며 27개 항공사 중 거의 만장일치로 위원장에서 뽑혔다.

김 위원장은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와 주기장 재배치 등에 대해 외항사마다 불만이 폭발직전이라고 털어놨다.

“국적항공사는 기존 여객터미널의 주기장을 사용하게 하고 외항사만 탑승동A를 이용하라는 것이 말이 됩니까. 가장 큰 문제는 이용객들이 수하물을 찾는데 기존 여객터미널보다 약 10분 정도 더 소요됩니다. 이는 이용객들의 불만으로 이어져 항공사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실정입니다”

특히 공항공사는 탑승동 사용조건으로 1회 탑승교 사용료 6만4천원중 10%를 3년간 감면해 준다고 하니 이를 어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 때문에 외국항공사들은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건교부에 강력 항의할 방침이라고 그는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항상 AOC와 대등한 관계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 공항 운영에 대해 항공사들의 참여를 배제하고 이익만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항공사들이 부담하는 항공기 이·착륙료 등 공항시설료의 경우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17%를 인상할 때 공항공사는 적자가 예상된다며 항공사의 협조를 요청했지만 공항공사는 2004년부터 3년 연속 1천억원이 넘는 흑자를 냈습니다. 공항공사는 올해도 3년간 13%를 올린다고 하지만 AOC는 동결도 아닌 마이너스 5%를 요구하고 있습니다”고 김 위원장은 설명했다.

“인천공항의 항공기 운항 증가율이 매년 20%에 달한 만큼 공항시설료를 올리는 것은 부당합니다. 오히려 항공기가 계속 늘어난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마이너스가 돼야 합니다.

공항공사는 처음에 60%이상 올리겠다고 하다가 AOC가 반발하니 30%대로, 이후에는 17%로, 지금에 와서는 11%로 내리려 하고 있습니다.”

그는 인천공항은 2연속 세계 서비스 1위를 차지한 휼룡한 공항이지만 이는 공항공사만이 아닌 정부기관, 상주업체, 항공사 등의 협조로 가능했는데도 공항공사는 이를 망각하고 있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김 위원장은 “인천공항이 허브공항으로 발전하기 승객과 항공사, 공항 운영자들의 유기적인 협조관계가 필수”라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적항공사만이 아닌 외국항공사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박준철기자 terryu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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