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중품 절도사건에 경찰 ‘초동수사 미흡’ 논란 불거져
경찰, 24시간 CCTV 봤지만 범행 장면 확인 못했다...미해결 상태
피해자, “CCTV 제대로 안 봤다”...특정기간만 확인했는지 의문
초동수사 중요했지만 2달 내 담당형사만 3차례 변경돼

귀중품 절도사건에 경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7월 20일 인천 연수구에 거주하는 A씨는 자신의 자동차에 두었던 귀중품을 담은 가방을 통째로 도난당했다. A씨는 차량을 6개월 이상 운전하지 않아 배터리가 방전돼 뒷좌석의 문이 자동으로 잠기지 않았다며 범행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피해자는 즉시 경찰서에 신고를 했고 이 사건을 담당하게 된 연수경찰서 강력팀 소속 최 형사가 22일부터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건이 발생한 차량의 정면에는 연수구 상황실에서 24시간 관리하는 CCTV가 설치돼 있어 범행 시기가 특정되진 않았으나 쉽게 범인이 잡힐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담당형사가 CCTV를 확인했음에도 범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어 결국 사건은 현재까지 미해결 상태로 남고 말았다.   

문제는 형사가 제대로 CCTV를 보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발생했다. 구청의 CCTV 영상은 1달이 보존되고 앞에서부터 순차적으로 덮어쓰는 방식으로 저장되는데 형사가 구청의 상황실을 출입하기 전에 적는 열람 대장에 의하면 총 1달의 기록이 아닌 특정 기간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또한 1달간의 기록을 보기 위해서는 그만큼 시청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을 텐데 지나치게 일찍 나와 도저히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는 의문도 나왔다.

담당 형사의 잦은 교체도 문제점으로 불거졌다. 피해자가 연수경찰서로부터 받은 문자내역에 따르면 최초 담당을 맡은 당시 강력팀 소속 최 형사로부터 1주일도 채 안돼 형사팀의 이 형사로 변경됐다. 그러나 이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형사팀 김 형사로 바뀌었다가 다시 강력팀으로 보직이 변경된 이 형사에게로 담당이 바뀌었다. 2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담당 형사가 세 차례 바뀌어 총 4명이나 되니 과연 제대로 된 인수인계가 이뤄졌는지, 형사가 사건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연수경찰서 관계자는 “최 형사로부터 이 형사로 담당이 바뀐 것은 보직 이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간에 김 형사로 바뀐 점은 전산상의 문제였을 뿐 해당 사건의 담당형사 교체는 위의 단 한 건 뿐이다”라고 답변했다.

범행시점을 특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가장 오래 전의 기록을 볼 수 있는 초동수사가 매우 중요했으나 사건을 맡은 형사가 이를 제대로 보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면서 피해자 A씨는 울분을 토해냈다. A씨는 “6월 중순까지만 해도 가방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형사가 7월 22일에 제대로 확인만 했다면 범인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수사가 난항을 겪자 A씨는 주변 주민들의 협조를 얻고 다른 건물의 CCTV의 영상을 확인하는 등의 행동에 나섰다. 하지만 이 CCTV들은 24시간 감시가 아닌 감지형 타입이라 물건 등의 움직임이 없을 경우 작동하지 않아 범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었다. 검찰에도 진정을 넣었으나 관련 영상이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피해자는 하소연할 데가 없다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자 A씨는 사업에 실패하면서 막대한 재산상의 피해를 입어 금전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그런 상황에서 결혼 후부터 지금까지 모아온 귀중품은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자신에게 위로를 주는 재기의 희망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논란 속에 “귀중품에 이어 경찰에 대한 신뢰까지 잃었다. 두 배의 상실감을 느낀다”며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민 A씨는 “비록 초동수사에 미흡한 점이 있었을지라도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관할 경찰서와 담당형사의 적극적인 모습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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