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고 담당교사, 교육청에 “비장애인 학생 출전 사실 없다”
관계자, “협회, 비행기 표 따로 편성하는 등 치밀히 계획”
경기 출전 선수, “학생 출전했다...골도 그 학생이 넣었다”
담당교사 ‘거짓해명’에 시민들 학생까지 비난받을까 ‘우려’

지난 2017년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열린 한일 지적장애인축구교류대회 모습

일본과의 장애인 친선교류 축구대회에서 비장애인 선수가 출전해 비난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담당교사가 거짓으로 해명하면서 논란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매년 1회씩 일본 시즈오카 현과 인천시의 지적 장애인들끼리 친선을 교류하고자 양국을 번갈아가며 진행되던 이 축구대회는 인천시장애인체육회(이하 체육회)로부터 예산을 받아 인천시장애인축구협회(이하 협회)에서 주관해 치러지고 있다. 

그러나 올해 체육회는 협회에게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선수를 제외하고, 예산 등에 대해 수정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협회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국 올해에는 예산을 받지 못하고 자부담으로 대회를 치르게 됐다. 

협회가 체육회의 요구를 거부한 배경은 본보 취재를 통해 비장애인 선수를 동행 출전시키기위한 간계가 이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었다(12월 20일자 보도)

하지만 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내용을 인지한 뒤 K고등학교 담당교사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물었으나 담당교사로부터 “학생들은 자원봉사를 하러 간 것일 뿐 경기에 직접 출전한 사실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비장애인 선수 출전에 대해 밝혔던 관계자는 “직접 그 선수들이 뛰는 것을 목격했고 이를 증명할 자료도 갖고 있다”면서 강하게 반박했다. 또한, “협회는 체육회로부터 승인되지 못한 몇몇 선수들을 데리고 가기 위해 비행기 표를 따로 구매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며 협회가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직접 이 경기에 뛰었던 한 선수는 “K고등학교 축구부 동아리 학생이 이 날 경기에서 출전한 사실이 있다”며, “경기는 1:0으로 우리가 일본에게 승리했는데 이 골을 넣은 선수가 바로 K고등학교 축구부 동아리 학생이었다”고 전했다. 

시합에 출전한 장애인선수와 당시 참관인들의 증언으로 K고 축구동아리 선수가 참여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해당 담당교사가 교육청에 거짓으로 해명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K고등학교 교장의 승인을 받아 학교 자체적으로 이루어지는 일로 교육청이 직접 관여하기에는 힘들다”며 “교육청이 아닌 협회와 체육회에서 다룰 일”이라며 거리를 두었다.

체육회 관계자는 “올해 사무처장이 바뀌면서 정보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선수들이 축구대회 명단에 들어가는 등의 문제점들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미흡한 부분들 있었지만 앞으로는 규정에 어긋나는 등의 행위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며 전면적인 재검토를 할 계획이다”라며 지도점검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시민 A씨는 “장애우간에 친선을 교류하기 위한 대회에 비장애인 선수들을 뛰게끔 만들어 예산도 못 받는 이런 상황은 대시민 기만극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한, “담당교사가 교육청에 거짓으로 해명하는 행태를 보면 사실상 고등학교와 협회가 짜고서 이 일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대회 취지에 어긋나는 행위를 위해 죄 없는 학생들까지 비난 여론에 휩쓸릴까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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