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우석엔지니어링 대표 

'2019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건 박양우 대표

지난 10월 열린 '2019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는 독특한 모양의 발명품이 심사위원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이 발명품은 인천 서구에 위치한 우석엔지니어링 박양우 대표가 고안해낸 '곶감건조걸이'다. 전공부터 직장, 그리고 현재 사업체까지 40년 금형 인생을 걸어온 박 대표의 고향은 경북 상주다.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박 대표의 시선이 곶감을 향하고 있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 '곶감의 도시' 상주에서 찾은 미래 먹거리

상주의 특산품으로 유명한 곶감은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 등 몇몇 나라에서만 전통적인 방식에 의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산량은 중국이 월등히 앞서지만 품질로는 우리나라, 특히 상주 곶감이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예전처럼 집집마다 곶감을 만들어 먹는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다. 최근에는 전문농가에 의해 대량생산 방식으로 그 맛을 이어오고 있다.

"고향이 상주인 터라 어렸을 때부터 곶감은 지겨울 정도로 많이 먹은 것 같습니다. 상주 곶감의 맛이야 두말 할 필요가 없죠. 그런데 몇 년 전 오랜만에 상주를 찾아갔을 때 곶감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대부분 곶감은 모양이 납작한 것도 많고 삐뚤삐뚤 제각각이라고 생각했는데 전문농가에서 생산 중인 곶감의 모양이 저마다 동그랗고 예뻐서였죠. 그리고 그 이유가 곶감건조기술 때문이라는 사실도 그 때 알게 됐습니다."

박양우 대표는 대량생산 방식의 전문농가에서 어떻게 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곶감을 건조시킬 수 있을지 고민에 빠졌다.

곶감걸이에서 건조 중인 곶감

# 발명대회 3관왕… 아주 '특별한' 발명품

지난 9월 대만에서는 국제발명전시회가 열렸다. 그리고 박양우 대표는 이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박 대표가 선보인 발명품은 '특별한 곶감걸이 삼발이'였다.

박 대표가 개발한 곶감걸이는 기존 제품보다 공간활용도를 30% 이상 향상시켰다. 통풍이 잘 되도록 간격도 세밀하게 조절했다. 플라스틱 제품으로 결합방식이 견고함은 물론 조립과 분해가 쉬운 점도 특징이다.

무엇보다 개발부터 제조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박 대표의 기술력은 어떤 피드백이라도 즉각 반영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했다.

"곶감걸이의 성능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다만 국제 규모의 전시회에 참여한 것이 처음이라 준비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구요. 이번 전시회를 통해 기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를 보는 이들에게 어떻게 어필해야 하는지도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습니다."

결국 박 대표는 이어 열린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 '임플란트 감 꼭지' 기술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곶감걸이' 역시 동메달을 차지해 발명대회 3관왕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임플란트 감 꼭지
삼발이 기본형

# 금형인생 40년의 결정체 '우석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곶감걸이의 견고함은 박양우 대표의 탁월한 금형기술에 기인한다.

실제로 박 대표는 학교에서 전공을 시작으로 직장에 이어 현재 운영 중인 우석엔지니어링까지 40년을 금형과 함께 해왔다. 박 대표의 기술력은 금형기능사 등 10여 개에 이르는 관련 자격증이 입증한다. 금형제작기능장과 기계가공기능장 역시 박 대표의 자랑거리다.

박 대표는 "근무 후 편하게 쉬고 싶다는 생각이 왜 안들겠습니까. 하지만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되는 공부를 계속 하고 싶다는 마음에 자격증 도전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같은 박 대표의 도전정신은 우석엔지니어링의 장수 비결이다. 금형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한 데다 구조적으로 대기업에 종속돼 있어 10년 이상 영위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우석엔지니어링은 1997년 창립 이래 20년 넘게 업계를 지키고 있다.

우석엔지니어링은 복사기와 프린터의 핵심부품인 플라스틱 기어 금형을 만든다. 플라스틱 기어는 크기가 작아 간단해 보이지만 바퀴 하나만 어긋나도 제품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양우 우석엔지니어링 대표

# 끝나지 않는 도전, '명장'이 되는 그 날까지

박양우 대표의 기술력은 단순히 자격증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박 대표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리고 업체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하는 각종 시험의 출제위원은 물론이고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으로도 초빙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지금 박 대표의 시선은 금형 '명장'을 향해 있다. 금형 명장은 기술력은 물론이고 재능기부 등 꾸준한 사회활동도 동반돼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목표다.

박 대표는 "몇 년 전부터 금형 명장을 준비했지만 기본적인 서류에서부터 인증 과정까지 절차가 복잡해 도중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적극적으로 준비를 해 금형 명장의 꿈을 꼭 이루고 싶습니다. 기술봉사단 등을 통해 사회활동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입니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곶감걸이에 대한 기대감도 감추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10월과 11월을 곶감시즌이라고 하는데 곶감걸이는 이 같은 시즌 뿐만 아니라 연중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흔히 굴착기를 프랑스의 기업명인 '포클레인'이라고 부르지 않습니까? 이처럼 우리 제품도 곶감걸이의 대명사로 불릴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멈추지 않을 계획입니다."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