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위한 쇄신론… 지역현안 해결에 불리 판단

여야가 총선레이스를 앞두고 ‘쇄신론’을 내세우며 당내 중진들을 압박하는 가운데 인천정가에는 ‘무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정치권에선 ‘인적 쇄신론’이 이슈로 떠올랐다. 임종석 전 실장의 불출마는 당장 여당 내에선 ‘86그룹’ 용퇴론이 나오고 있다. 불출마 선언을 한 이철희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젊은 세대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86세대의 용퇴를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 역시 마찬가지로 중진들의 험지 출마와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요구하며 불출마 선언을 했다.

하지만 중진들이 대거 포진돼 있는 인천지역 정가는 아직까지 무풍이다. 현재 인천의 지역구는 총 13개 지역구로 3선 이상의 중진은 6명이다. 절반 가까이가 중진이지만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은 한 명도 없다.

'86그룹'으로 알려져 있는 송영길 의원(계양을)은 4선으로 여당 내 용퇴대상으로 포함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불출마 선언 없이 같은 지역구에서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같은 인천시장 출신의 안상수 의원(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도 3선으로 중진이지만 역시 지역구에서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그 외 윤상현(미추홀을), 이학재(서구갑), 홍영표(부평을), 홍일표(미추홀갑) 의원도 3선 이상의 중진이지만 조용히 자신의 지역구 행사를 다니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같이 중앙을 강타하고 있는 ‘인적쇄신론’이 수도권으로 분류되는 인천지역 정가에는 무풍으로 그치면서 그 원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인천의 경우 현재 지역이슈들이 산적해 있는데 대다수가 중앙과 연계 돼 있는 것들이다. 붉은 수돗물 사태라던가 매립지 문제 GTX 및 KTX 등등 이런 상황에선 소위 ‘말빨’이 먹히는 중진들이 더 유리하다는 유권자들의 계산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실 보좌관은 “인천은 외지인에게 별로 배타적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역커뮤니티가 존재한다. 총선은 인지도가 중요한데 인천지역 중진들은 인천시장을 역임하거나 당내에서 나름 역할을 맡았던 인물들이라 단순히 신인 대 중진으로 구도로 가다간 필패할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있어 쉽게 여야 당내에서도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인적쇄신론’은 승리를 위해 하는 것인데 인천지역에서는 그것이 되려 ‘필패’로 갈 수 있다는 계산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서울에서부터 바람이 분다면 자연스레 인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야당의 한 사무처 관계자는 “공천은 아무도 모른다.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것이고 서울에서부터 바람이 분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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