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억새풀이 친환경 미생물 연료전지로 태어난다. 

인하대는 허윤석 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농촌진흥청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한국세라믹기술원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해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억새풀을 이용한 미생물 연료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미생물 연료전지는 미생물을 이용해 음식물쓰레기나 폐수 등 유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장치다. 

환경 폐기물을 처리하면서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생명공학과 무르가난담 레티나패티 박사와 강성민 박사, 농진청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차영록 박사가 함께 한 허 교수 연구팀은 억새풀에서 셀룰로오스 등을 추출하고 남은 리그닌을 이용해 고효율 활성탄소전극소재를 제조, 기존 미생물 연료전지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리그닌은 3차원 평면 그물 모양 구조를 한 폐놀성 화합물이다. 

이러한 특성들은 비표면적이 넓은 다공성 활성탄소 전극구조를 발달시키고 전하의 공간적 이동을 촉진해 고출력 에너지소재로 활용 가능하게 한다. 

연구를 진행한 허 교수는 “억세풀 부산물을 활용해 고비표면적의 다공성 활성탄소전극을 만든 결과 미생물을 안정적으로 고정화 해 촉매반응을 통한 전자전달을 효율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억새풀을 이용한 미생물 연료전지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경제적으로 우수하고 전기로 전환하는 효율성 역시 다른 미생물 연료전지보다 약 2∼10배정도 높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억새풀 약 60∼70%는 강한 산성이나 강한 염기성 물질을 이용해 셀룰로오스를 추출해 활용하고 리그닌을 포함한 나머지 약 20∼30%는 폐기물로 처리해오고 있다. 

하지만 폐기물에 강산이나 강염기 성질이 남아있어 또 다른 환경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중화 처리비용 역시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억새유래 활성탄소 전극소재는 생체 적합성이 높아 미생물 연료전지 분야뿐만 아니라 생체이식형 전극소재와 식용 흡착소재 등 여러 분야에서서 활용이 가능하다.

또 현재 동남아나 일본 등지에서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 활성탄소소재의 국산화를 앞당기고 제조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허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관상용으로만 생각했던 억새풀을 미생물 연료전지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생체적합성이 우수한 억새유래 활성탄소전극 소재를 이용해 생체 삽입 형 인공장기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반영구적 에너지저장 전극소재분야로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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