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천문화재단이 ‘문화의 窓’ 예술총서로 ‘인천미술, 우리가 본다’를 냈다. 올 3월 ‘한국미학의 선구 우현 고유섭-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이은 두번째 책이다.

지난 해 11월 재단 출범 1주년을 기념해 연 ‘21세기로 열린 창, 인천미술전’의 결과물을 중심으로 엮었다.

전시 당시 지역문화·예술계 일각에서 ‘25인으로 현재의 인천미술을 이야기할 수 있는가’ ‘25명은 어떤 기준에서 선정되었는가’ 등 문제제기와 함께 인천 미술에 대한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기에는 미흡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일환으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두 편의 비평문을 실었다. 서두에는 전시 큐레이터를 맡았던 이경모 미술평론가의 ‘인천미술의 현황과 과제’를, 말미에는 정영목 서울대 서양화과 교수의 ‘인천미술의 나아갈 방향’을 배치했다.

이 두 비평문은 지역미술 활성을 위한 정책적 초석이다. 전자가 인천근대미술의 궤적과 인천미술의 현재적 위치를 보여준다면, 후자는 전시의 한계에 대한 지적과 인천미술에 대한 제언이다.

정 교수는 “인천은 6개 광역시 가운데 시립미술관을 확보하지 못한데다 건립 예정이 없는 도시”라고 지적한 후 “송암미술관의 전문화, 지역 미술 프로슈머(prosumer)의 활동, 소수자와 장애우들에 대한 미술문화 참여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재단측은 이 책이 인천 미술의 현재를 비평적 안목으로 조망한 단행본 규모의 첫 시도라고 자평했다.
이 책에는 25인의 대표작품 도판과 비평이 각각 수록되어 있다. 이런 측면에서 50명의 미술계 인사가 한 권의 책에 결집된 셈이다.
‘창작’의 영역과 ‘비평’의 영역이 동거함으로써 작가, 평론가, 시민이 상호소통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미덕이다. 전문성과 대중성의 유기적 결합을 실험하겠다는 예술총서의 기획의도가 엿보이는 지점이다.

한편, 몇몇 작품의 비평문은 해설의 차원에 머물면서 일종의 ‘주례사비평’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이 책은 시민에게 일종의 미술 감상 교과서요, 문화예술 관계자들에게는 창작활동의 촉진제인 셈이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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