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억 세계인의 잔치 2006 독일월드컵이 개막했다. 내달 10일까지 뮌헨,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하노버, 라이프치히 등 독일 12개 도시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에는 대륙별 예선을 걸쳐 선발된 전세계 32개팀이 참가하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다.

이번 대회에는 한일월드컵 우승팀이자 FIFA 랭킹 1위인 브라질을 비롯, 잉글랜드, 스페인, 프랑스, 아르헨티나, 미국, 가나는 물론 개최국 독일 등 기라성 같은 전세계 축구 강국 32개 팀이 모두 참가했다. 특히 한국은 지난 1986년 멕시코월드컵부터 이번 대회까지 6회 연속 출전기록을 세우며 7번째 참가, 아시아 최다 진출국이 되기도 했다.

월드컵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대단하다. 만나기만 하면 온통 축구 이야기고 신문·방송도 경쟁적으로 지면을 할애하거나 리포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한국의 16강 진출여부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전국민의 90%가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대답한 바 있다. 하지만 외신이나 해외 축구 전문가들은 냉담한 반응이다. 지난 4일 가나와의 최종 평가전에서 부진끝에 1-3으로 패한 뒤부턴 예선 탈락을 점치는 해외 언론이 더 늘었고 국내 네티즌 사이에서도 비관적인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매경기를 이기며 우승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축구는 객관적인 데이터와 상대 전력에 근거하는 확률 싸움이다. 의욕만으론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우리 대표팀은 지난 한일월드컵을 빼고는 역대 월드컵에서 상대를 이겨 본적이 단 한번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현실은 냉정하다.

이기는 것이 최선이지만 지더러도 실망하지 말자.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 연전연승 하도록 힘을 북돋아 주자. 잘할때 쳐주는 박수도 중요하지만 경기에 패했을때 해주는 위로와 격려가 더 힘이 된다. 프랑스,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등 축구 강국들이 지난 월드컵에서 예선 탈락해 자국으로 돌아가던 씁쓸한 뒷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비록 지더라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해주는 따뜻한 관심과 격려는 그들에게 진정한 용기와 희망으로 다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월드컵은 우리만이 아닌 전세계인의 축제이자 잔치다.

12번째의 선수인 응원단. 경기장은 물론, 거리까지 뒤덮은 지난 2002년의 ‘붉은 물결’은 과연 무엇이 이같은 환희와 감동을 만들어 냈는지 우리 스스로도 놀라지 않았던가. 전세계를 놀라게 하며 국민 대화합을 이끌어냈던 감동의 물결을 재현해 그 에너지를 생산적인 분위기로 전환시켜 국민적 화합과 대통합을 이루자.

스포츠는 모든것을 하나로 만드는 동력이다. 지난 한일월드컵의 경제효과는 27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스포츠의 힘은 무한하다. 이번 월드컵이 온 국민에게 기쁨과 긍지를 심어주고 난관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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