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식 인천신문 저출산문제연구소장

식량의 증가, 의학의 발달, 위생의 개선, 범죄의 감소, 전쟁의 소멸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던 인구에 1960년대부터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농경사회에서는 1인가구가 존재하지 않았다. 모두 대가족으로 살았다.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손자, 증손자까지 모두 한집에 살았다. 4촌까지 한 집에 사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1960년대부터 1인가구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지방의 학생이 도시로 공부하러 가거나 농촌 젊은이가 고향을 떠나 공장에 취직하면서 혼자 사는 사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1980년에는 1인가구 비율이 전체가구의 4.5%에 이른다. 1인가구는 점점 더 증가하여 2015년에는 27.2%를 차지한다. 앞으로는 더욱 빠르게 증가하여 2035년에는 4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인가구도 꾸준히 증가하여 2035년에는 34%에 도달할 전망이다. 1·2인가구가 전체가구의 74%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1·2인가구의 증가와 함께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출생아수가 빠르게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1970년에 100만명 이상의 아이가 태어났으나 2018년에는 32만 6900명으로 감소하였다. 
앞으로 매년 5%의 출생아수가 감소하면 2040년에는 11만명, 2060년에는 4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생아수는 감소하는데 수명은 증가하여 노인 인구 비중이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출생아수는 계속 감소하며 노인이 40% 이상인 사회,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는 사회에서 무슨 일이 발생할까?

첫째,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기가 닥치게 된다. 해방 이후 남한의 출생아수가 북한보다 많았으나 계속 감소하여 2017년에는 남한과 북한의 출생아수가 35만명으로 같아졌다. 

이들이 군대에 갈 즈음인 20년 후에는 남한의 군병력은 북한의 1/7에 지나지 않는다. 30년 후에는 북한의 1/10 이하로 감소한다. 

아무리 첨단 무기를 갖춘다 해도 10배 이상 차이 나는 군병력을 극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철책선을 지키는 것도 군인이며, 전투기를 조종하는 것도 군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기가 닥치게 된다.

둘째, 경제 위기에 빠지게 된다. 생산가능인구는 감소하고 노인은 증가함에 따라 세금과 임금이 증가하여 기업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환율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여 돈의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물가가 안정되었으나 그런 시대가 끝날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은 연금과 저축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국민에게 큰 고통을 주게 된다.

셋째, 196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개발로 인하여 전국의 부동산 가격은 대부분 크게 상승하였지만 인구감소에 따라 부동산은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은 인구가 증가하고 소득이 증가하는 지역은 가격이 상승하고, 인구가 감소하고 소득이 감소하는 지역은 하락한다. 따라서, 인구가 감소하는 농촌과 지방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조업 밀집지역은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일자리가 감소하여 급격한 인구 감소와 소득의 감소를 맞게 되며, 그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가장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째, 이민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금이 증가하고 경제가 침체 됨에 따라 일자리가 많은 나라로 젊은이들이 지속적으로 떠날 것이다. 이것은 생산가능인구를 감소시켜 우리나라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다섯째, 학생 수의 감소에 따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가 차례로 폐교할 것이다. 학교가 폐교되면 그 지역에 살던 사람이 떠나게 되어 그 지역의 붕괴가 더욱 촉진된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의 붕괴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이 밖에도 건강보험기금의 고갈, 국민연금기금의 고갈 등이 예상된다.

1960년대부터 2010년까지 모든 것이 발전하는 황금시대였다면 2020년부터는 모든 것이 사라지는 소멸의 시대가 될 지도 모른다.

혼자 사는 것이 편하여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안 낳는 것이 현재는 좋을 지 모르지만 소멸의 시대에는 큰 불행이 될 수 있다. 위기에는 가족이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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