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공급 위한 수계전환 시 이물질 유입 추정
수질검사 결과 '적합' 판정…주민들 진상규명 촉구

인천 서구 주민들이 닷새째 지속되고 있는 '붉은 수돗물' 공포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수질검사 결과에 대한 의혹마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시는 최근 서구지역에 발생한 수질피해 해소대책을 마련하고자 3일 시장 주재로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서구 일대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수돗물에서 붉은 물이 나온다는 민원이 200여 건 가까이 접수됐다.

시 상수도사업본부 역시 같은날 서구 백석동, 검암동, 당하동 일대 8500가구에 적수가 공급됐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시는 병에 담은 수돗물인 '미추홀참물' 약 10만병을 피해지역 학교와 아파트 단지에 공급하고, 주민들에게 피해 배상금을 지급키로 했다.

아울러 긴급 점검회의를 통해 ▲소화전 추가방류를 통한 이물질의 신속한 제거 ▲직접 피해지역 뿐만 아니라 간접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미추홀 참물의 충분한 제공 ▲공동주택의 물탱크 청소지원 등 긴급 복구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상수도사업본부도 상수도 가용인력 모두를 피해지역 내 학교, 유치원, 공동주택 등에 투입해 피해상황 확인 및 후속조치 안내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이번 수질피해는 서울 풍납·성산가압장의 펌프 설비 전기공사로 인해 팔당취수장에서 인천 공촌정수장으로 들어오는 수돗물이 끊기면서 발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상수도사업본부는 단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팔당취수장의 수돗물 공급량을 늘리는 수계전환을 시도했고, 이때 기존 관로의 수압이 일시적으로 높아져 이물질이 수돗물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상수도사업본부가 서구 주민들의 수질검사 요청에 대해 수질연구소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데 있다.

이에 일부 학교는 중단했던 급식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수돗물의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다며 인천시를 상대로 진상규명을 위한 행정소송에 나설 것이라는 후문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번처럼 주민 혼란과 불안 사태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응 매뉴얼, 단수 또는 수계전환에 따른 주민사전안내 매뉴얼, 수질저하로 예상되는 주민영향에 대한 사전평가, 인천시와 군·구 등 유관기관 간 협력매뉴얼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번 서구지역에 발생한 수질피해로 불편과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수돗물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신속한 복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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