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 내 일부 초등학교 앞에서 학원 관계자들이 각종 완구류로 어린 학생들을 유인하며 수강신청을 받고 있어 학부모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학교 앞에서 며칠간 이처럼 비교육적인 상행위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학교 측이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교사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오후 송도국제도시 S초교와 M초교 정문 및 후문 앞에서는 학원 관계자들이 장난감 총과 게임기, 보드, 인형 등을 전시해 놓고 하교 길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 주고 있었다.

학생들에게 수강 신청을 하면 장총을 비롯한 2~3종의 장난감 세트를 ‘공짜’로 주겠다며 연락처를 적도록 하거나 부모님에게 유인물을 전해줄 것을 권유하는, 일종의 ‘호객 행위’를 벌이고 있는 것.

남자 어린이에게는 각종 총기류와 컴퓨터 게임기를, 여학생에게는 인형 등을 내걸고 학원에 등록하면 선물을 주겠다는 게 이들의 전략이다.

이날 유인물을 배포한 모 검도학원 관계자는 “월 수강료가 9만원으로 수강 신청을 하면 2~3만원 상당의 선물세트를 무료로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판단 능력이 흐린 어린 초등학생들을 장난감으로 유인, 수강 신청서를 받는 것이 비교육적인데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계약 자체가 무효여서 비난 대상이 되고 있다.

인천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미성년자, 그것도 어린 학생을 대상으로 체결한 계약은 법적으로 성립이 되지 않는다”며 “만일 자녀들이 선물을 받았다는 이유로 수강을 강요당할 경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힐 것”을 주문했다.

송도신도시 아파트에 거주하는 임모(43)씨는 “국제도시를 추구하는 송도에서 이 같은 행위가 이뤄지고 있는데도 학교 당국에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학원 관계자는 “학생들을 상대로 계약하는 게 아니라 부모와 함께 방문, 등록을 하면 선물을 주겠다고 홍보하는 것”이라며 “개원 초에 학원들이 이 같은 홍보 활동을 하는 것은 일반화돼 있다”고 해명했다.

김기준기자 gjkim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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