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진 실책성 플레이 불펜 흔드는 빌미

1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SK와이번스 대 두산 베어스 경기, 두산 공격 6회말 SK 선발투수 켈리가 강판된 뒤 들어온 투수 서진용이 역투하고 있다.

불펜에 웃었던 SK 와이번스가 믿었던 불펜에 발등이 찍혀 7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아직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SK 불펜진의 '성장통'이다.

SK는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불펜의 난조 속에 5-15로 대패, 7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7연승에 앞장섰던 SK 불펜이 이날만큼은 줄줄이 난조를 보인 것이 아쉬웠다. 

SK가 지난 20일 인천 NC 다이노스 전부터 7연승을 달리는 동안 불펜진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SK의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4.11로 4위였다. 그러나 7연승 기간 동안 1.33에 불과했다.

선발진 뿐 아니라 불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타선이 많은 점수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연승 가도를 달렸다. 지난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전에서 4-3으로 1점차 승리를 챙긴 SK는 26~28일 KT 위즈와의 3연전에서도 마운드를 앞세워 근소한 점수차로 이겼다.

시즌을 앞두고 마무리 투수로 점찍은 김태훈이 세 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흔들렸지만 하재훈과 서진용, 백인식 등이 대신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24, 25일 대구 삼성 전에서 이틀 연속 1점차 승리를 거둘 때 각각 채병용, 백인식이 세이브를 챙겼다. KT와의 3연전에서는 서진용과 하재훈이 번갈아 뒷문을 지켰다.

올 시즌을 앞두고 중간계투 안정을 가장 큰 목표로 꼽았던 염경엽 SK 감독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불펜에 흐뭇함을 내비쳤다. 

그는 "중간 투수들이 잘 성장하고 있다.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불펜 투수들이 이런 모습을 이어간다면 SK는 다음 시즌도 기대되는 팀이 될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3, 4년 동안 안정적으로 지키는 야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SK의 젊은 불펜은 '성장통'을 겪었다. SK는 5이닝 4피안타(1홈런) 1실점을 기록한 외국인 우완 투수 브록 다익손의 투구수가 89개에 불과했음에도 6회초부터 불펜을 가동했는데 결과적으로 악수가 되고 말았다.

외야진의 실책성 플레이도 SK 불펜을 흔드는 빌미가 됐다. 6회초 박병호의 적시타 때 우익수 정의윤이 아쉬운 중계 플레이를 해 2루에서 3루로 뛴 후 주춤거리던 김하성의 득점을 허용했다. 7회초 선두타자 박병호의 2루타 때도 좌익수 고종욱이 낙구 지점을 제대로 잡지 못한 탓에 2루타가 됐다.

SK 불펜진은 아직 젊고, 경험도 많지 않다.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뒤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는 하재훈, 강지광도 있다. 기복이 심할 수 밖에 없다. 염 감독이 중간계투진의 성장을 올 시즌 지상 과제로 꼽은 이유다. 이렇게 SK 불펜진이 다시 한 번 성장통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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